“北도발 강력대응”… 한·미, 한반도 전 해역서 무력시위
입력 2016-10-11 00:33 수정 2016-10-11 04:10
한국과 미국 해군이 사상 처음 한반도 전 해역에서 연합 해상훈련에 돌입했다. 북한의 핵실험 등 잇단 도발에 맞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해군은 10일 “오늘부터 15일까지 ‘2016 불굴의 의지’ 훈련이 동·서·남해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훈련명 ‘불굴의 의지’는 2010년 7월 실시된 훈련에서도 사용됐다. 당시 한·미 해군은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동해에서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불굴의 의지’가 훈련명에 사용된 것은 한·미가 확고한 한반도 방어 의지를 다시 한 번 과시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당시보다 훈련 구역이 대폭 확대돼 처음으로 한반도 전 해역에서 실시되고 훈련 수준도 공세적으로 강화됐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두 차례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했으며 추가적인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대응 의지와 충분한 보복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동해와 서해에서 후방으로 침투하는 북한군 특수작전부대를 격멸하는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과 ‘대지 정밀타격훈련’이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서남해역에서는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가 참가하는 항모강습단 훈련이 진행된다.
MCSOF는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을 초기에 격멸하는 작전이다. 북한은 유사시 20여만명에 달하는 특수전부대 요원 일부를 공기부양정이나 잠수함을 통해 은밀히 우리 측 후방 해안에 상륙시켜 후방지역을 혼란에 빠뜨리는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북한군 특수전부대 요원들이 후방지역에 침투해 주요 국가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을 폭파하고 주민들을 공격하면 대규모 혼란이 초래되고 이를 색출하기 위한 대규모 수색병력이 동원돼야 한다.
MCSOF는 이들 특수전 요원들이 상륙하기 전 탐지해 격멸하는 훈련이다. 이를 위해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등 우리 함정 40여척과 미군 함정 7척, 양국 해상초계기 P-3와 P-8, 미군 FA-18 전폭기, 우리 공군 전술기, 미 육군 아파치 헬기(AH-64D) 등이 참가한다.
대지 정밀타격훈련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군사 지휘시설 등을 함정과 항공모함의 함재기와 유도미사일을 사용해 정밀 타격하는 연습이다. 이 훈련에는 250∼300개 표적을 동시 추적해 방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지스 레이더 시스템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참가한다.
한·미 해군 및 육군, 공군 전력이 MCSOF와 대지 정밀타격을 가할 때 북한군이 반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는 지원 전력으로 서남해에서 대기한다. 해군 관계자는 “MCSOF가 동·서해에서 동시 진행되고, 이를 항공모함이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항공모함을 동·서해에 전진 배치하지 않고 후방에 대기시킨 것은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일각에서 선제타격론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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