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동탄시온교회, ‘전 성도 100% 특새 참석’ 도전합니다

입력 2016-10-10 21:10
1994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동탄시온교회의 올해 ‘새벽기도 총진군’ 특새에서 예배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하근수 담임목사. 동탄시온교회 제공

‘특새(특별새벽기도회)’의 계절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크고 작은 교회들이 집중적으로 새벽 기도 및 집회를 열면서 신앙 공동체의 영성을 살찌우는 기회로 삼는다. 현장 목회자들은 “특새는 새신자뿐만 아니라 오래된 신자들까지 성숙한 신앙인으로 이끄는 견인차”라고 입을 모은다. ‘전 성도 100% 특새 참석’ 도전에 나선 경기도 화성 동탄시온교회(하근수 목사) 특새 현장을 찾아가봤다.

지난달 30일 오전 4시40분. 동탄시온교회 입구는 인기 있는 영화 상영을 앞둔 극장 로비처럼 붐볐다. 유모차 안에서 고이 잠든 아기부터 부모 손을 붙잡은 자녀들, 지팡이를 쥔 노부부 성도와 목발을 짚은 청년까지 예배당으로 밀려들었다. 오전 5시가 되기 전, 1·2층 예배당의 빈 좌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새벽기도총진군 5일차’를 맞은 이날, 담임 하근수 목사가 준비한 설교 제목은 ‘절대적 기도’였다.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도망가는 상황(삼하 15)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왜 기도를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풀어냈다.

“인생을 살면서 겪는 문제들은 상대적입니다.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그 문제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답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주님만이 답입니다.”

성도들은 예배당에 들어올 때 미리 받은 이날의 설교문과 하 목사를 번갈아보며 말씀을 되새겼다. 둘러보니 성도들마다 5일치 설교 묶음집이 손에 들려 있었다. 설교가 끝난 뒤 찬양과 개인기도가 이어졌다.

오전 6시를 전후해 직장인 성도들과 일부 학생 등은 예배당에서 나와 5층 식당으로 올라갔다. 교회에서 준비한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저마다 학교와 일터와 집으로 향했다. 21일 동안 반복되는 동탄시온교회의 특새 풍경은 지역 교계의 ‘명물’이 됐다.

1994년에 처음 시작한 특새 ‘새벽기도 총진군’은 올해로 23년째다. 2층 상가교회에서 30명으로 시작한 특새 출석 성도는 올해의 경우 2200∼2300명(1회 이상 출석 기준)으로 늘었다. 주일 출석 성도(2500명)의 90% 수준으로 어느덧 ‘100% 출석’ 목표에 근접한 수치다.

교회 전체가 목숨 걸 듯 특새에 매달리는 이유가 있을까.

“우리교회 특새는 기존 성도와 새신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평상시 새벽기도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은 특새를 경험하면서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요. 그 중에는 사역 헌신자들도 나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면서 신앙의 전통을 이어가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하 목사의 설명이다.

실제 이 교회 특새에서는 기도와 성경봉독 등 예배의 주요 순서를 새신자들이 담당한다. 교회의 이 같은 배려 덕분에 그들은 신앙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빨리 자리 잡는다고 하 목사는 귀띔했다.

동탄시온교회는 20년 넘게 특새를 이어가면서 완만한 계단을 오르듯 매년 출석자 수가 늘었다. 100% 출석에 조금씩 근접하고 있는 셈인데, 성도들을 향한 하 목사의 설득 방식이 눈길을 끈다.

‘사랑하는 ○○○집사님, 올해 새벽기도 총진군이 한 달 남았습니다. 집사님께서 참석하신다면 하나님께서 감동하실 겁니다.’ 이런 문구의 편지를 써서 일일이 전달하기도 하고 전 교인 앞에서 호소하기도 한다.

동탄시온교회의 특새가 알려지면서 국내외 목회자들도 종종 교회를 방문한다. 특새 노하우를 묻는 그들에게 하 목사가 빼놓지 않는 조언은 이렇다.

“새벽기도 총진군(또는 특새)을 시작한 교회들이 모두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교회 실정에 맞게 기획하고 기도로 준비하는 것, 무엇보다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의 것을 빌려와 흉내 내기에 급급하면 핵심을 놓친 겁니다.”

하 목사는 동탄시온교회의 특새 이야기를 최근 발간한 저서 ‘0점의 가치’(교회성장연구소)에 꼼꼼하게 담았다. 푸줏간에서 고기를 썰던 소년 가장을 목회자로 만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새벽기도 총진군을 통한 목회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졌다. 하 목사는 “빵점 짜리 인생이기에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성=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