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슬럼프 탈출… 눈물의 우승 세리머니

입력 2016-10-09 21:23

장하나(24·비씨카드·사진)가 더욱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승째이자 개인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장하나는 마지막 파 퍼트를 성공시키고 춤을 춘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장하나는 9일 대만 타이베이의 미라마르 골프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대만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10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오른 장하나는 마지막 날 버디 3개에 보기 2개로 1언더파에 그쳤지만 시즌 3승이자 통산 3승을 거두는 데엔 문제가 없었다.

이번 시즌 3승은 LPGA 투어 한국 선수들 중 처음으로 세운 기록이다. 장하나는 다승 3위로 올라섰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5승,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4승으로 1,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 최근 3개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최근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김인경(28·한화)은 레인우드 클래식 정상에 올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골프 동메달리스트인 펑산산(중국)은 이날 6타를 줄이며 맹추격했지만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효주(21·롯데)는 10언더파로 공동 3위, 박희영(29·하나금융그룹)은 9언더파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19·뉴질랜드)는 공동 20위(3언더파 285타)로 대회를 마쳤다.

장하나는 지난 시즌 LPGA 투어에 진출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우승컵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준우승만 네 차례 차지했다. 절치부심한 장하나는 지난 2월 이번 시즌 두 번째 대회였던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이어 3월에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개인 통산 2승째를 따냈다.

그러나 장하나는 서서히 슬럼프 조짐을 보였다. 이 대회를 앞두고 일어난 ‘가방 사건’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이다. 싱가포르 공항에서 장하나의 아버지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떨어뜨린 가방이 전인지와 부딪혀 부상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이 사고로 전인지는 꼬리뼈를 다쳐 한 달가량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장하나는 ‘가해자’라고 알려지며 심리적 부담감에 시달렸다. 장하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면증과 빈혈 증세까지 보였다.

마음을 추스른 장하나는 지난 6, 7월 국내 2개 대회에 참가해 감각을 끌어올렸다. 7월 말엔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며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정교한 샷과 노련한 코스 운영에 신경을 쓴 것이 주효했다.

한편 주흥철(35·비스타케이호텔)은 9일 경기도 용인 88컨트리클럽(파71·6천76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주흥철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 활동하는 김시우(21·CJ대한통운)와 문도엽(25·이상 12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9월 열린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주흥철은 시즌 2승째이자 개인 통산 3승째를 올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