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유일한 견제세력은 NC 다이노스였다. 두산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하고 프로야구 사상 최다승(93승)을 찍는 동안 NC는 그 뒤를 부지런히 추격해 80승 고지를 밟고 2위를 확정했다. NC의 전력은 ‘신흥 왕조’를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짜임새를 갖췄다.
하지만 전력만으로 ‘왕가의 품격’을 완성할 수 없었다. 구단의 운영능력은 선수단의 전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시즌 내내 불거진 선수들의 일탈은 정규리그 폐막 직전까지 구단을 괴롭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9일 “NC 선수들의 승부조작 혐의에 대한 구단의 은폐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7일 영장을 집행해 경남 창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혐의로 참고인조사를 받은 투수 이재학의 계좌추적 등 증거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이었다. 이재학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중 무려 4명의 선수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투수 이태양은 지난 7월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계약을 해지했다. 투수 이민호는 외도와 폭행을 주장한 아내의 인터넷 게시물로, 외국인 강타자 에릭 테임즈까지 음주운전으로 경찰단속에 적발됐다.
NC는 이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kt 위즈를 마산구장으로 불러 가진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4대 7로 패배했다.
왕가의 품격을 지키지 못한 팀은 NC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를 제패했고,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삼성 왕조’ 역시 올 시즌 처참하게 무너졌다.
삼성은 정규리그 최종전적 65승1무78패로 9위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원정도박 여파로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고, 전력보강까지 실패한 삼성의 순위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하지만 최하위권 추락은 예상 밖의 결과다.
김철오 기자
[프로야구] NC ‘왕가의 품격’ 지키지 못했다
입력 2016-10-09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