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 강화로 한국의 수출 손실이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한·미 FTA 재협상론과 한국 산업에 대한 경제적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2017∼2021년 5년간 우리나라 수출 손실이 269억 달러(약 30조69억원), 일자리 손실은 24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정책이 미국 내 일자리 감소와 제조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기존 FTA의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업종별로는 자동차 업종이 133억 달러(약 14조8000억원)로 가장 높은 손실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기계, 정보통신기술(ICT), 석유화학, 철강 순이었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수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부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역이익 극대화를 주장하는 힐러리가 당선되면 우리나라에 반덤핑·상계관세 부과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정부는 자동차, 기계, ICT 등 타격이 큰 산업의 수출 손실을 막기 위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9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철강 등 과거 호황기에 투자를 확대했던 산업들의 공급과잉이 발생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협 한창회 통상연구실 실장은 “수입규제 제소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수입국별 수입물량 추이, 특히 중국과 동일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수입국의 대중국 수입물량 추이를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트럼프 당선 ‘한·미 FTA’ 재협상 땐… 5년간 수출 30조·일자리 24만개 손실
입력 2016-10-09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