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갤노트7, 美·대만서 또 발화 주장

입력 2016-10-10 00:03 수정 2016-10-10 00:09
해외에서 새로 교환한 갤럭시 노트7이 발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판매 재개 이후 순항해 온 노트7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노트7 체험존. 삼성전자 제공

미국과 대만에서 새로 교환한 갤럭시 노트7이 자연 발화됐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노트7 배터리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교환한 노트7이 발화해 13세 소녀가 화상을 입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이 소녀는 노트7을 들고 있다가 “뜨겁고 타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연기와 함께 노트7은 발화했고 보호케이스가 녹아내렸다.

소녀의 아버지는 이 제품이 8월에 처음 구입했다가 리콜을 받아 9월 말 교환한 노트7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노트7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한 제품이라면 내 딸이 다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7일엔 대만에서 26세 여성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중 청바지 주머니에서 노트7이 발화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대만 애플 데일리가 보도했다. 이 여성은 8월에 노트7을 구입했고, 리콜 절차를 밟아 지난달 27일 새 제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 공개한 사진에는 새로운 노트7임을 표시하는 검은색 네모(■)가 박스에 새겨져 있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사고를 조사 중이며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루이빌 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 비행기 탑승 고객의 노트7이 발화해 승객들이 대피하는 사고도 있었다. 현재 이 사고는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가 원인을 조사 중이다.

미국 이통사들은 노트7 배터리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노트7을 다시 교환해주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미국 4대 이동통신사는 노트7에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이 다른 스마트폰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CNN머니 등이 전했다. AT&T는 노트7 판매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논란은 CPSC의 조사결과가 발표돼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경우처럼 외부 충격으로 인한 발화로 판명될 경우 논란은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로서도 노트7의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에서 발화한 노트7을 민간 검사기관 SGS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의뢰한 결과 외부 충격이 원인임을 밝혀냈다.

하지만 제품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발화로 밝혀지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실적악화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미국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노트7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