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그릇이라도 사용하다가 깨지면 무료 교체해드립니다.”
‘핀란드 국민 그릇’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식기 브랜드 이딸라가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5일부터 ‘파손보증제도’를 도입했다. 세라믹 제품을 구매한 경우 1회에 한해 무료로 새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파격적인 제도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시행한다. 설거지하다가 실수로 그릇이 깨졌더라도 구매한 지 1년이 안 됐다면 매장에서 보증서 확인을 거쳐 동일한 제품으로 바꿔준다. 소스 접시(1만5000원), 반찬그릇(찬기·1만9000원) 등 저렴한 제품을 산 경우에도 해당된다. 이딸라 관계자는 9일 “최근 한국에서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유독 국내에서만 제한적인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을 적용하거나 제품 리콜을 미루는 등 한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꾸로 ‘한국 시장 먼저’ 정책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이딸라는 135년 만에 한국 식문화에 맞춘 한식기 ‘떼에마 띠미’ 컬렉션을 출시하며 한국 시장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를 특별하게 여기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는 까닭은 한국 소비자가 유독 품질과 사후정책 등에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만족도를 인정받는 것 자체가 전체 시장에서 품질·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한류 영향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이 중요한 지역으로 떠오른 것도 이유다.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이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 정책은 곧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하기 전 테스트 단계인 셈이다.
노르웨이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는 신형 익스플로리 5.0을 한국에서 최초 공개했다. 안톤 반 드 푸테 스토케 최고경영자(CEO)는 “한류 파급력을 생각할 때 한국은 스토케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어떤 나라 소비자보다도 품질이나 안전성 등에 예민하기 때문에 브랜드 론칭에도 이러한 부분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이 평균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도 한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달 29일 ‘어벤저ⅡGMT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과 ‘슈퍼오션 헤리티지 46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 2종을 각각 150개 한정 출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색상 중 하나인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낸 디자인이 특징이다. 브라이틀링 관계자는 “한정판임에도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해 마진을 줄여서라도 한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한국 소비자 위상 높아졌네… 글로벌브랜드 ‘코리아 퍼스트’
입력 2016-10-10 0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