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개최] 조직위 관계자 대담

입력 2016-10-09 20:13 수정 2016-10-09 20:28
2016 디아코니아 코리아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CTS 스튜디오에서 대담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정현 목사, 김동배 교수, 손인웅 정성진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과 사랑의교회에서는 제3회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가 개최된다. ‘2016 디아코니아 코리아’라는 명칭의 이번 대회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을 바르게 알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는 CTS CBS C채널과 공동으로 지난 4일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 관계자를 초청해 특별대담을 갖고 엑스포 개최 의미와 한국교회 섬김 사역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참석자>
대담=손인웅 상임대회장(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이사장)
오정현 조직위원장(사랑의교회 목사)
김동배 교수협력단장(연세대 명예교수)
사회: 정성진 공동준비위원장(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


정성진 목사=이웃사랑은 기독교인의 의무이자 권리다.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인들이 사회복지와 봉사에 앞장서 왔다.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는 그 사역을 알리는 대표적인 행사다. 엑스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손인웅 목사=한국교회는 선교초기부터 학교 병원 고아원 양로원 등 교육 의료 복지 봉사로 복음을 전했다. 적은 수의 크리스천이 사회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도 독립운동에 앞장서고 6·25전쟁 때 환란당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등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했기 때문이다. 민족의 가슴속에 애국종교, 민족종교, 사랑실천의 종교라는 사실을 깊이 새겼다. 그에 따라 선교적 효과를 거뒀고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경제부흥과 교회부흥을 경험하면서 사회봉사와 복지 분야가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회에선 ‘교회가 옛날에는 잘하더니 지금은 뭘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래도 한국 사회복지의 70% 이상을 교회에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해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기에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가 숨어서 봉사를 할 것이 아니라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마태복음 5장 16절의 선교적 명령에 순종해 많은 사람들이 교회가 하는 선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해야 할 때다. 엑스포 개최가 봉사를 확산시키고 그리스도의 빛을 발하는 크리스천이 되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 바란다.

정 목사=한국교회는 소외된 이웃을 섬기기 위해 노력해온 역사가 있다. 이번 엑스포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려는 노력의 일환 아닌가.

김동배 교수=1∼2회 엑스포가 한국교회 울타리 안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면 이번 엑스포는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민간사회복지의 상당수를 담당하는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사회적 섬김의 역량을 강화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다.

정 목사=두 번의 엑스포 개최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에 어떤 나눔의 열매가 있었나.

손 목사=1회 때는 한국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을 모아 한국기독교사회복지 총람을 펴냈다. 그때부터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태안기름유출 사고 때는 전국의 성도들이 구름떼같이 몰려와서 자원봉사 운동의 역사를 바꾸었다. 그때의 잠재된 자원봉사 에너지가 지금의 월드디아코니아로 이어져 전 세계를 누비는 봉사활동으로 확산됐다.

정 목사=올해 엑스포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오정현 목사=프로테스탄트교회에는 여러 교단이 있다. 신학적 차이가 있고 사역의 방향도 다르지만 섬김과 봉사는 교회를 하나 되게 할 수 있다. 이번 엑스포는 첫째,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시민사회 속으로 들어가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우리가 직면한 사회에서 믿음의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수고했던 기독교 사회복지 관련 단체와 사역자들을 격려하고 봉사의 수준이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정 목사=대회의 슬로건은 ‘당신은 선한 사람입니다’이다. 어떤 의미인가.

김 교수=시민들에게 한국교회가 ‘선한 사람’ ‘착한 사람’ ‘좋은 사람’임을 알리고, 성도들에게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연상시키도록 슬로건을 준비했다.

정 목사=이번 엑스포는 한국교회 전체가 만들어 간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손 목사=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해 힘쓰면서 느낀 것은 연합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봉사는 타 교단, 타 종교, 안 믿는 사람과도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는 공통분모다. 따라서 하나 되어 섬기고, 섬기면서 하나 되는 게 자연스럽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5개 지역 순회 지역대회를 개최하면서 사랑의 실천이 있어야 진정한 믿음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며, 한국교회가 하나 돼 섬기면서 봉사하고 하나 되자고 강조했다.

정 목사=엑스포 주요 행사를 소개해 달라.

김 교수=서울광장 전시는 크게 일반 기관, 기획, 특별 전시로 진행된다. 120개 이상의 다양한 기독교 복지기관이 펼치고 있는 전문적인 사역을 소개한다. 이들의 복지활동을 보면 기독교가 우리사회에서 요구하는 복지를 실현하는 최첨단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전시는 이웃과 함께한 한국교회가 130년 동안 이웃과 동고동락한 내용을 망라할 것이다. 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의 9개 어젠다에 따라 북한, 노인, 아동청소년, 다문화, 장애인 등 영역별 세미나도 열린다. 13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여성대회가, 19일에는 명성교회에서 영성집회가 열린다.

정 목사=우리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기여해야 할 사명은 무엇일까.

오 목사=한국교회는 기독교사회복지의 역량을 1∼2회 엑스포에서 모았다. 한국교회 봉사의 힘은 서해안기름유출사건 때 구체적으로 결집됐다. 정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당시 봉사자의 3분의 1이 크리스천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섬김은 인식의 섬김이 아니라 존재적 섬김으로 가야 한다.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3회 엑스포는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 가야 한다. 기독교의 섬김을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해야 한다. 세계는 종합적이고 집약적인 제국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우리 한국교회는 뿔뿔이 흩어졌다. ‘킹덤 오브 갓(하나님 나라)’의 마인드로 해야지 개교회적으로 뿔뿔이 흩어지면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 한국교회가 전체적인 시각을 갖고 역량을 결집해 위기를 쇄신하고 한국사회의 새로운 사회안전망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정 목사=한국교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손 목사=한국교회는 그동안 많은 사역을 했고 결실도 많이 맺었다. 이제는 그것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아이티 캄보디아 네팔 에콰도르 등 긴급구호 현장에 학교를 짓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지역사회를 섬겼다. 용산참사 해결이나 고시원 화재사건 뒤처리 등에서도 보이지 않게 많은 일들을 수행했다. 엑스포가 한국교회 섬김과 나눔의 역사를 전시하고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섬김의 역사를 교육시킬 수 있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오 목사=미국이든 한국이든 학교 경찰서 소방서보다 더 많은 곳은 교회다. 전국 어디에나 있다.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퇴치운동을 벌이는 핵심 기관은 미국 복음주의 교회다. 이처럼 교회의 역량이 어마어마한데, 이를 소진하지 않고 마음을 한데 모은다면 한국교회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사회복지엑스포에 영적 에너지를 모아주신다면 교회가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선지자적 책임에 그치지 않고 제사장적 책임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가정도, 교회도, 나라도 다시 세워야 한다.

김 교수=교리는 우리를 분열시키지만 봉사는 하나 되게 한다. 예수의 영성, 영적 각성의 능력을 갖지 않으면 봉사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이번 대회는 교회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시민들과 호흡하는 범국민적 행사다. 교회가 절망적 상황이라고 서로를 비하하고 낙심한다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엑스포가 한국교회에 긍지를 심어주고 하나 됨의 역사를 이루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