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7조8000억… 리콜 파문에도 선방했다
입력 2016-10-08 00:03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모바일 사업에서 단기 손실을 봤지만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사업이 수익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애초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7조5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잠정 매출은 49조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19% 감소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8조1400억원을 달성하면서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로 유통된 기기 250만대 전체를 리콜하면서 1조원 안팎의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IT·모바일 분야(IM) 영업이익은 2분기(4조32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이었다.
반도체·부품(DS) 부문과 디스플레이(DP) 사업 등은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해당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소비자가전(CE) 사업도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3분기는 가전시장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퀀텀닷 TV, 냉장고 등 판매가 꾸준히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CE 부문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은 2분기에는 못 미치더라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일부터 노트7 일반 판매를 재개하면서 4분기 전망은 밝다. 노트7은 판매를 재개한 첫날 2만대 이상이 팔렸다. 스마트폰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동반 선전이 이어진다면 4분기 영업이익은 다시 8조원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LG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하락했다. 2분기 영업이익(5846억원)에 비해 51.6% 떨어졌다. 매출액은 13조2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LG전자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예상보다 크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31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LG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지속되는 적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출시된 G5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MC 부문의 적자를 만회하지 못했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와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수기 영향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