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옥수수 재고 감축 나서… 미국 곡물 수출업체 직격탄

입력 2016-10-07 19:23

중국이 천문학적인 옥수수 재고량 감소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미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산 옥수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미국 곡물 수출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농무부 추산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옥수수 재고량은 최소 1억1000만t이다. 중국의 한 해 옥수수 소비량의 50%에 해당된다. 2009년에 비해 2배 늘었다.

중국은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 2007년부터 시행하던 옥수수 최저가 수매제를 지난 3월 폐지하고 재고 물량 경매에 나섰다.

최저가 수매제를 폐지하고 재고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중국산 옥수수 가격은 10년 내 최저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달 사료용으로 쓰이는 미국산 옥수수 주정박(DDGS)에 33.8%의 반덤핑 관세와 10∼10.7%의 반보조금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중국 사료용 옥수수 가격이 싸지면서 미국산 DDGS와의 가격차가 사라졌다”면서 “중국 수요를 대체할 한국, 베트남 시장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DDGS의 중국 수출량은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44% 감소했다.

하지만 사료용을 제외한 중국 옥수수 가격이 여전히 국제시세보다 비싸 재고 소진에 나서는 중국 정부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옥수수 가격은 t당 137달러(약 15만원)로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의 최근가격 1392위안(약 208달러·23만원)보다 34%나 싸다.

특히 햇옥수수까지 본격 출하되면 재고 압박은 더 심해질 전망이어서 중국은 옥수수 수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10년 만에 옥수수 수출을 허용했다”며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 옥수수 수출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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