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교단 총회로 본 한국교회 ②] ‘넘치는 목회자’ 발등의 불… 신학대 정원 감축 나선다

입력 2016-10-06 20:52

신학대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성도 수 감소, 목회자 과잉 등으로 목회자 수급 조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인구감소로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기 힘든 상황이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 정기총회에서는 ‘총회 산하 직영신학대 신학대학원 정원 감축안’이 전격 통과됐다.

6일 감축안에 따르면 내년도 신대원생 모집 때부터 장로회신학대와 대전신학대, 영남신학대, 부산장신대 등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는 향후 3년 동안 매년 4%씩 정원을 감축해 총 134명을 줄이도록 했다. 신대원 목회학석사(MDiv) 과정 97명, 목회연구과정 37명 등이다.

감축 후 7개 신학대 신대원 정원은 758명으로 현재 정원(892명)보다 15%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예장통합 신학교육부는 ‘교단 목회자 수급계획 연구’를 통해 “신대원 정원을 지금보다 100∼120명 정도 축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거의 관찰치를 이용해 현재 및 미래를 예측하는 ‘시계열분석’을 통한 조사에서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증가하는 교단의 교인 수 등을 감안할 때 매년 781명 정도의 목사가 충원되어야 한다”면서 “현재 신대원 입학정원 총수인 892명에서 100∼120명 정도 정원을 축소해야 목회자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장고신(총회장 배굉호 목사)도 학생 및 교수 정원 감축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 총회장은 최근 취임 인터뷰에서 “고신대 신학과 학부와 대학원 연계과정을 신설해 학생과 교수 인원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학 구조조정은 교육부의 권장사항으로 우리 역시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장합동 소속 목회자를 양성하는 총신대도 타 대학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총신대 관계자는 “모든 대학들이 지난해 평가 받은 결과에 따라 입학 정원과 학과 등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도 얼마 전 교육부로부터 교원양성평가를 받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학생들의 만족도와 역량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부실대학에 포함된 일부 기독교 대학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서울기독대(총장 이강평 목사)의 경우, 학생들의 학자금 무이자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과 연계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기독대가 소속된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신임회장으로 당선된 신조광 목사는 “학교 개혁을 위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데 구성원들과 논의하면서 (구조조정의)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면서 “학교발전을 위해 교단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신학대(총장 이억범) 이준호 교무처장은 “교육부 정책을 수용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사구조 개편과 인원감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박재찬 최기영 김아영 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