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법조인, 처음 본 사람보다 못 믿겠다”

입력 2016-10-06 18:35
국민의 절반 이상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이 30년 전 권위주의 시대와 비교해서도 나아지지 않거나 퇴보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월 23일∼9월 2일 전국 1009명에 대해 전화 설문한 결과를 담은 ‘우리나라 사회신뢰도와 공정성에 대한 인식과 시사점’ 보고서를 6일 공개했다.

30년 전과 비교해 사회가 공정해졌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의견이 53.5%였다. ‘변화 없다’가 34.6%였고 ‘대체로 불공정하다’와 ‘많이 불공정하다’가 각각 12.8%, 6.1%였다. 국민 5명 중 1명은 현재 한국사회가 전두환 군사정권 당시보다도 불공정하다고 본 것이다. 대체로 공정해졌다는 응답은 37.8%였고 많이 공정해졌다는 8.7%였다.

과거보다 불공정해졌다고 응답한 국민은 사회지도층의 특권의식 강화(32.6%)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약자 무시 및 재기 불가능한 사회’(24.2%), ‘법제도의 불공정 운영’(22.1%)이 뒤를 이었다.

또 우리나라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낮다는 응답이 44.0%로 높다는 응답(15.8%)을 월등히 앞섰다.

사회지도층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 수준이었다. 주변인 및 여론주도층에 대한 신뢰도 조사결과, 주변 이웃이 10점 만점에 6.2점으로 가장 높았다. 정치권(2.8점) 정부(3.5점) 법조계(3.6점) 재벌 대기업(3.5점)은 처음 만난 사람(4.0점)보다 신뢰도 점수가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연구원은 “기회균등, 법과 원칙에 따른 사회운영 등 신뢰도·공정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