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를 이용하는 직장인 정모(32)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스마트폰을 분실해 임대폰을 구하려 했지만 4일 서울 강남구 근처 8개 직영점 어디에도 재고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스마트폰 없이 꼬박 이틀을 보냈다. 종일 제대로 된 업무도 보지 못했다.
고객센터도 무용지물이었다. 정씨는 KT 고객센터에 전화해 강남역 인근에서 임대폰을 구할 수 있는 지점을 알려달라고 문의했다. 하지만 고객센터는 “각 지점의 임대폰 물량까지 체크하지는 못한다. 직접 지점마다 전화해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KT는 전국 600여개 직영점과 플라자(지사)에서 공급하는 임대폰 수량이 2만1000대 수준이라고 6일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역이나 매장에 따라 임대폰 보유 상황이 달라 지점별 보유량 등 평균적인 수치 공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임대폰 서비스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임대폰 서비스 자체가 수익을 내는 게 아니다 보니 일부 지점에서 임대폰이 있는데도 없다고 둘러대는 경우가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임대폰이 있는지 없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헛걸음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마다 보유하고 있는 임대폰의 편차도 심하다. SK텔레콤은 월 1만대 수준의 임대폰 문의가 들어오며 총 재고량은 6만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점별로 20∼40대를 보유하고 있고 실제 지점에 풀려 있는 임대폰 물량은 1600대 정도다. LG유플러스는 전국 450여개 직영점과 대리점에서 임대폰 2만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통사가 ‘나 몰라라’ 하는 사이 소비자만 골탕을 먹고 있다. 이통사마다 이용자가 휴대전화를 분실하면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겠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LTE 폰은 없고 구형 스마트폰만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KT 관계자는 “7∼9월 휴가 시즌과 갤럭시 노트7 교환을 위한 임대 수요가 몰린 탓”이라고 해명했다.심희정 기자
돈 안되는 임대폰 고객 푸대접하는 이통사들
입력 2016-10-06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