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이해신 교수팀, 찔러도 피 안나는 주삿바늘 개발… 지혈 어려운 환자에 유용

입력 2016-10-06 18:34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주삿바늘이 개발됐다. 홍합이 바위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원리를 모방한 생체 재료를 활용했다. 혈우병, 당뇨병, 오랜 암 환자, 아스피린 장기 복용자 등 정상 지혈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교수팀은 홍합의 족사(足絲) 구조 성분을 이용해 주삿바늘의 지혈 재료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홍합에서 분비되는 섬유 형태 물질인 ‘족사’ 구조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 성분을 도입한 ‘접착성 물질’(키토산 카테콜)을 주삿바늘에 필름 형태로 코팅했다. 혈액에 필름이 닿으면 순간적으로 젤리 형태 ‘하이드로젤’로 바뀌면서 상처 부위 피를 멈추게 한다.

이 교수는 “주삿바늘에 코팅되는 지혈 재료는 주사 전 바늘 표면에 단단히 코팅돼야 하고 주사 후에는 혈관 내벽 또는 피부에 붙어 지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지혈 재료들은 기계적 물성이 약해 주사 과정에 발생하는 마찰력을 견디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합의 특성을 이용한 주삿바늘은 동물실험에서 모든 혈관 및 근육 주사에서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고 혈액응고가 잘 안 되는 혈우병 동물에서도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