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 모녀, 롯데家중 최다 日 홀딩스 지분 6.8% 보유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56)씨와 딸 신유미(33)씨 모녀가 한국·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8%를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씨 모녀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높다.

6일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수사를 통해 총수 일가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3.3%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씨 모녀가 6.8%로 가장 높았고, 신 총괄회장 맏딸인 신영자(74·구속 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지분이 3.0%로 뒤를 이었다. 또 장남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 1.6%, 차남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1.4%, 신 총괄회장 0.4%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 총괄회장은 1997년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약 3.6%를 주당 50엔(약 500원)의 액면가로 서씨 모녀에게 양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 이 사실을 파악했지만 탈세 등 혐의가 있더라도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고 판단, 혐의점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2005∼2006년 해외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이용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지분 3.21%를 서씨 모녀에게 추가로 넘겼다.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해 수천억대 증여세 탈세 혐의를 밝혀냈다.

서씨 모녀 지분은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소유한 최대주주인 일본 ‘광윤사’의 대표이사인 신동주 회장이 서씨 모녀의 지지를 받는다면 우호지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실제 신동주 회장은 지난 3월 서씨 모녀에게 7500억원에 지분을 전부 매도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씨 모녀가 거부하며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상 6%는 경영권을 좌우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대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 공영회(13.9%), LSI(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10.7%), 임원지주회(6.0%) 등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우호주식만 해도 전체 지분의 절반이 넘는 58.4%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