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6일 단식 회복치료를 나흘 만에 중단하고 민생행보를 시작했다.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의사 만류를 뿌리치고 조기 퇴원한 뒤 곧바로 강행군에 나선 것이다. 자신의 강점인 현장행보를 통해 민감한 정치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리더십 회복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퇴원 후 첫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 방문을 잡았다. 지난달 말 동해에서 한·미 연합작전 중 순직한 해군 링스 해상작전헬기 조종사 김경민 박유신 소령, 조작사 황성철 상사 묘역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참배 후 “단식할 때도 너무 안타까워서 영결식에 가려 했으나 주변에서 만류해 못 갔다”며 “퇴원하면 제일 먼저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1박2일 일정으로 울산 등 태풍 ‘차바’ 피해 현장을 찾았다. 자신이 지역구에서 해 왔던 것처럼 수행단을 따로 꾸리지 않았고, 숙소도 경남 양산의 한 마을회관으로 정했다.
현장을 찾기 전 관계부처 장·차관에 직접 일일이 전화해 대책도 보고받았다고 한다.
피해 지역을 둘러본 뒤에는 곧바로 현장에서 당정회의도 소집했다. 당 관계자는 “의료진이 당초 주말까지 입원하길 권고하면서 음식을 조심하고 충분히 요양하라고 당부했다”며 “태풍 피해 뉴스를 접한 이 대표가 퇴원 일정을 앞당겨야겠다는 뜻이 워낙 강해서 현장 일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몸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이동 중 어지럼증과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진이 일정 중간중간 혈압도 체크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강행군은 민생 달래기 성격이 짙다. 의사일정 거부 투쟁으로 “집권여당이 민생을 발목 잡았다”는 야권 공세를 조기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르·K스포츠재단 등 문제로 연일 여야 정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회와 차별화된 행보에 나서며 자연스럽게 당무에 복귀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 대표 개인으로서는 이번 투쟁과정에서 ‘즉흥적 리더십’ 비판으로 입은 상처를 회복하는 계기도 마련한 셈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의사 만류에도 퇴원한 이정현 ‘민생행보’
입력 2016-10-06 18:04 수정 2016-10-06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