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백남기 농민 유족께 깊은 위로”

입력 2016-10-06 19:05 수정 2016-10-07 00:51
이철성 경찰청장이 공식적으로 고(故) 백남기(69)씨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 조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이 청장은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 모두발언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백씨가 사망한 데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직 고위 경찰간부가 공식석상에서 백씨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 청장은 “경찰은 이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살수차 안전장비 보강, 운용지침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안전과 인권에 유의토록 교육훈련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후 여야 의원들과 조문을 가줬으면 좋겠다’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요청에 “여야 의원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다만 백씨가 경찰 물대포에 희생됐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국감은 지난해 11월 14일 백씨 사건 당일 작성된 경찰의 상황속보가 제출되지 않아 파행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경찰청장의 애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국가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왜 보수 혁명인가’를 주제로 한 부산대 특강에서 “공권력이 과잉 진압을 해서 한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기 때문에 국가가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고 법에 따라 엄단해야 하지만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논리를 떠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생각한다면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수민 김경택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