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절반 “최대위협은 美”

입력 2016-10-06 18:21
사진=퓨리서치센터

중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불안한 세계 경제도 아닌 미국이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45%는 미국을 최대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조사 때 39%보다 6% 포인트 증가했다.

응답자의 52%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는다고 여겼다. 젊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이었다고 퓨리서치는 전했다.

두려워하는 것으로 세계 경제 불안정성을 꼽은 응답자는 35%, 기후변화는 34%였다. IS를 선택한 중국인은 15%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이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며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펼치는 미국에 맞서고 있다. 특히 외부세력을 체제의 위협요소로 간주해 해외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인의 77%는 외부 위협으로부터 중국인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2년 13%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중국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좋아했다. 호감도는 클린턴 37%, 트럼프 22%였다. 중국 내 인지도에서 클린턴이 앞섰고, 중국을 일자리 침탈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는 트럼프의 발언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호감도는 52%로 2009년 취임 직후 62%에 비해 낮아졌다.

중국인의 76%는 향후 1년 동안 중국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등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0% 이상이 의약품 안전을 걱정하는 등 건강이나 안전 문제를 크게 우려했다.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이 군사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응답도 59%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6일부터 5월 8일까지 중국의 18세 이상 성인 3154명을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