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6000조원 규모 해외조달시장 공략

입력 2016-10-06 18:42
조달청 직원들이 지난 3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나라장터 엑스포’에서 몽골 정부 구매사절단을 상대로 한국우수조달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조달청 제공
조달청이 ‘기회의 땅’ 해외조달시장을 노린다.

조달청은 국내 공공조달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코트라(KOTRA) 등 관계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해외조달시장을 두드린 결과 해외진출유망(G-PASS)기업의 수출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해외조달시장 수출실적은 G-PASS제도 도입 첫해인 2013년 1억3000만 달러에서 2014년 2억1000만 달러, 2015년 3억4000만 달러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조달청은 이를 위해 그동안 꾸준히 G-PASS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시장개척단과 해외전시회 참가 규모 등을 확대해왔다.

특히 올 들어 청년 실업 해소와 해외수출 전문 인력의 확보 차원에서 미국 조달시장 진출을 위해 성신여대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양성 사업을 실시했다.

올해 G-PASS기업 13개사가 이들 전문 인력을 인턴으로 채용했다. 중소 조달업체인 ㈜우드메탈의 박현종 팀장은 “글로벌 마케팅 양성과정 수료생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 주일 미군 공군부대 입찰서 작성 등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 남후농공단지의 물탱크 제조업체인 ㈜복주는 조달청과 협력, 올해 처음으로 해외조달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4월 조달청의 말레이시아 해외시장개척단에 합류해 현지 진출을 타진한 후 나라장터 엑스포에서 3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창업 7년차를 맞고 있는 ㈜복주의 해외수출 성공은 조달청의 G-PASS 기업에 선정되고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는 등 기술개발과 해외시장진출에 공을 들여온 결과다.

조태영 ㈜복주 대표는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대외적인 공신력이 약하다는 점”이라면서 “올해 첫 수출계약이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정부가 보증하는 우수조달제품과 조달청 해외시장개척단의 노력으로 신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과 베트남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으며 국내 공공조달시장을 포함해 내년 매출은 100억원대로 급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0억원대를 기록했다.

자유무역협정(FTA)체결 확대로 진출 가능한 해외조달시장은 무려 6000조원이다. 110조원 규모에 불과한 국내 공공조달시장에 비해 해외조달시장은 광활한 ‘기회의 땅’임이 분명하다. 국내 공공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 물품은 80%대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진출이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해외조달시장은 자국기업 우대,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 등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중소기업 스스로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조달청 국제협력과 임병철 과장은 “경쟁력만 있으면 바로 진입이 가능한 민간부문과는 달리 해외조달시장은 장벽이 높아 체계적인 전략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해외시장을 두드리는 중소 조달업체들은 해외입찰 절차와 시장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정부기관의 지원일 절실,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양호 조달청장은 취임 이후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관계기관 간의 협력네트워크 강화에 힘쓰고 있다.

정 청장은 “조달청의 기존 국제협력망과 KOTRA 등의 네트워크를 공유, 해외조달시장 지원 범위를 크게 늘려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