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AI 비서 서비스가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S8부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 랩스(이하 비브)를 인수한다고 6일 밝혔다. 비브는 시리 개발자들이 애플에서 나와 2012년 설립한 업체다. 이들은 시리의 발전 방향을 두고 고 스티브 잡스와 의견 차이를 보여 독자 노선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원했던 시리의 방향은 개방형으로 외부 서비스와 연동하는 AI 플랫폼이었다. 비브의 AI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각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AI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날씨를 물어보면 날씨를 알려주기만 하지만 비브의 플랫폼에는 날씨와 관련한 서비스를 묶어 확장할 수 있다. 온도에 따라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작동시키거나 코디 제안 등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비브 인수로 향후 스마트폰, 가전, 사물인터넷(IoT)을 아우르는 AI 서비스를 구축할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비브의 플랫폼이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AI 생태계까지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폰 플러스(Phone +)’ 전략에 따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첨단 기기들의 플랫폼에 AI를 활용하고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갤럭시 S8에 비브의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인종 부사장은 “비브는 개방형 서비스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자연어 인식과 머신 러닝 기능, 전략적 파트너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브는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에도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 시리 개발사 ‘비브’ 품에 안았다
입력 2016-10-06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