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종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는 구단은 내년을 기약하며 비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다음 시즌 전력에 막대한 영향을 줄 자유계약선수(FA)들의 움직임은 언제나 뜨거운 관심사다.
올해는 FA 박석민(31)이 4년 최대 96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리며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몸값’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 중에도 소위 말하는 ‘대어’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올해 중하위권 팀 소속이다. 예비 FA들의 차기 행선지가 더 주목을 받는 이유다. 또 원 소속 구단과 우선협상이 폐지돼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영입 공방전’도 예상된다.
야수 중에는 최형우(33·삼성 라이온즈) 나지완(31·KIA 타이거즈) 황재균(29·롯데 자이언츠) 등이 예비 FA ‘빅3’로 꼽힌다. ‘부동의 4번타자’ 최형우는 단연 최대어다. 꾸준한 기량이 최대 장점인 그는 올해 ‘커리어 하이’ 활약을 펼쳤다. 소속팀 삼성은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최형우 만큼은 달랐다. 시즌 내내 삼성의 중심타선을 지켜내며 버팀목 역할을 자처했다. 5일 기준 시즌타율(0.374) 안타(192안타) 타점(142타점) 등 타격 주요 부문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며 타격 3관왕을 예약했다. 그는 올해 31개의 홈런포를 가동해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 기록도 썼다. 지난달 23경기에서는 타율 0.435(85타수 37안타) 8홈런 27타점 출루율 0.524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며 9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정규시즌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 타율 0.253 7홈런으로 부진했던 나지완은 KIA의 완벽한 주포로 돌아왔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뒤 겨울 동안 체중감량을 하는 등 절치부심한 결과다. 정규시즌 동안 주장 이범호와 함께 팀 타선의 중심을 잡고 무게를 더했다. 5일 삼성전에서는 천금같은 결승타로 KIA에 5년 만의 가을야구까지 선물했다.
황재균도 홈런 타점 타율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100타점을 돌파했고, 20홈런-20도루 기록도 달성했다. 공수주 3박자까지 고루 갖춰 활용도가 높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무응찰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올해는 FA자격을 얻어 다시 빅리그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투수 중에는 각 팀의 좌완 에이스 역할을 맡은 김광현(28·SK 와이번스) 양현종(28·KIA) 차우찬(29·삼성) 등이 FA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은 국내 잔류를 넘어 해외 진출까지 바라본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대급 ‘타고 투저(打高投低)’ 현상을 보여줬다. 투수들의 가치가 오른 셈이다. 때문에 FA 투수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은 올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구단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이는 대표적인 선수다. 가을야구의 분수령이었던 지난달 잠시 주춤하긴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전천후 투수로 변신해 마운드에 올라 팀에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현종도 올해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 초반 호투를 하고도 팀 타선이나 불펜투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 횟수가 늘어 맘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위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그는 지난 3일 kt 위즈전에서 극적으로 10승(12패) 고지를 밟았고, 프로 데뷔 첫 200이닝 돌파에 성공했다.
차우찬은 삼성의 새 에이스로 등극하는 등 인상적인 한해를 보냈다. 시즌 초반 가래톳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복귀한 6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주변의 걱정을 말끔히 지워버렸다. 그는 붕괴된 삼성 마운드의 유일한 한줄기 빛이자 희망이었다. 올해 12승 6패의 성적을 써내며 동료 윤성환을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발돋움했다. 차우찬은 올해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5일 KIA전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7이닝 2실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FA 잭팟 ‘제2 박석민’ 나올까
입력 2016-10-07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