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강력한 ‘10월 태풍’이었다.
기상청은 5일 제주도와 남해안을 휩쓸고 간 제18호 태풍 ‘차바’가 올해 한반도에 올라온 첫 태풍이자 이례적으로 강력했던 10월 태풍이었다고 설명했다. 남부지방 곳곳에서는 10월 최대 순간 풍속과 10월 하루 강수량 기록이 경신됐다. 차바는 역대급 태풍 기록을 남겼다. 차바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56.5m(제주 고산 기준)로 2003년 태풍 ‘매미(60m)’ 등에 이은 역대 4위, 시간당 104.2㎜와 116.7㎜의 폭우가 쏟아진 울산과 서귀포는 1시간 강수량 역대 1위, 부산과 포항, 창원 등은 10월 1시간 강수량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울산 북구 매곡동은 시간당 124㎜의 폭우가 내렸다. 제주 산간지역에는 누적 500㎜ 이상, 울산 인근에서도 누적 30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짧은 시간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오후 11시 현재)될 만큼 큰 피해를 입은 것은 태풍의 상륙과 만조가 겹친 탓이었다.
태풍이 부산에 상륙한 5일 오전 11시는 해수면이 하루 중 가장 높은 만조 시간이었다.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 태풍이 들이닥치자 바닷물은 방파제와 해안도로를 넘어 육지로 들어왔다. 침수 피해가 컸던 이유였다. 여기에 태풍이 지나온 제주도 남쪽 해상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정도 높아 대기에 수증기가 더 많이 공급됐다.
태풍으로 신경주역∼부산 간 KTX 상·하행 열차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다. 전남·경남·경북 지역 농경지 2000㏊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현대차 일부 공장도 가동이 중단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10월에는 태풍이 한반도가 아닌 일본 남쪽 해상으로 향한다”며 “올해는 일본 남동쪽 해상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유지되면서 태풍이 일본 쪽으로 방향을 틀지 못하고 한반도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역대급 10월 태풍 ‘속水무책’… 남부가 당했다
입력 2016-10-06 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