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을 위한 비판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발전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제9차 ISA 태스크포스 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ISA를 두고 수수료와 세금 혜택을 비교하는 등 불합리한 비판이 제기돼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ISA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착 중”이라며 “ISA의 계좌당 평균 가입액이 3월 55만원에서 8월 115만원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 3월 도입한 ISA를 옥동자라고 부르며 애정을 쏟고 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최근까지 쏟아진 지적들을 단순히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치부할 건 아니다.
ISA의 전체 240만 계좌 중 10만원 이하 계좌가 8월 기준 76.6%를 차지한다. 목돈 마련을 위한 ISA 통장이 4개 중 3개꼴로 방치돼 있는 셈이다. 3월 말(90.7%)에 비해선 줄었지만 여전히 대다수 소비자들이 ISA에 자금을 추가로 넣는 것을 꺼리고 있다. 월별 해지 금액은 3월 50억원이었던 것이 7월 964억원, 8월 1504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ISA에 매력을 느낀다면 굳이 해지할 이유가 없는데도 금융위는 금융상품이 으레 그렇다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ISA의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일반형의 경우 5년 동안 돈을 묶어야 하고, 중도 인출하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점 등이 꼽힌다. 수익률도 장담할 수 없는 ISA에 5년 동안이나 돈을 묶어둬야 할 요인이 크지 않다. 이런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ISA 시장 규모가 잠재시장의 4분의 1 이하로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 당국이 ISA의 진정한 흥행을 원한다면 언론의 비판을 서운해하기보다 서민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금융위는 비판을 하지 말라면서도 이번 회의 결과에 ISA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현장기자-나성원] ISA 외면당하는데도 비판 말라는 당국
입력 2016-10-05 18:05 수정 2016-10-05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