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이 끌어올린 물가… 9월 1.2% 뜀박질

입력 2016-10-05 18:05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섯 달 만에 1%대로 올라섰다. 폭염에 배추, 시금치 등 채소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한 영향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상승했다. 지난 2월 1.3%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은 5월 0.8%로 내려앉은 이래 8월 0.4%까지 4개월 연속 0%대를 보이며 저물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9월 물가상승률 1.2%를 경기회복 조짐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8월 최악의 폭염으로 배추(198.2%)와 시금치(107.5%) 무(106.5%) 등 자주 소비되는 신선채소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채소, 과일, 생선 물가만 포함하는 신선식품지수는 20.5%나 뛰어 2011년 2월(21.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10.2%에 달했고, 전체 물가상승률을 0.77%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 효과를 제외하면 9월도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쳤을 것이라는 얘기다.

집세(2.4%)와 개인서비스(2.2%) 등이 모두 오르면서 서비스물가도 1.9% 올랐다. 일반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커진 셈이다.

반면 저유가 여파와 전기요금 한시 인하 효과로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13.9% 떨어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소비자물가는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소멸되고 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감산 합의에 따른 저유가 영향 축소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신선채소 가격은 10월 이후 가을배추 등 수확이 본격화되면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