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처럼… 초고층 ‘마린시티’ 물바다

입력 2016-10-05 18:13
5일 오전 제18호 태풍 ‘차바’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어 쏟아지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한 시민이 이날 마린시티 인근에서 잡은 감성돔. 시민 제공
국내 최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가 5일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2009년 7월 개봉돼 1133만 관객을 모은 재난영화 ‘해운대’를 떠올리며 불안에 떨었다. 특히 주민들은 지난달 12일 규모 5.8의 경주 강진 당시 “철제 H빔이 찢어지는 듯한 ‘지지직’ 굉음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공포감에 휩싸여 잠을 설쳤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휩싸였다.

마린시티는 과거 수영만 매립지였던 곳에 조성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단지로 미국 뉴욕이나 홍콩에 견줄 한국 최고의 마천루 뷰로 명성이 높다. 국내 1∼4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는 마린시티 내 80층(300m)의 ‘두산위브더제니스’이며, 두 번째 높은 아파트는 72층(292m)인 ‘현대아이파크’다.

하지만 태풍 차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든 이날 오전 11시쯤 바닷물이 높이 1.5m의 방파제를 넘어 마린시티로 쏟아지면서 침수피해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승용차가 바닷물에 휩쓸려 도로 가장자리로 밀렸고, 파손된 보도블록과 해안자갈 등이 도로를 뒤덮었다. 바닷물과 함께 놀래미 감성돔 숭어 쥐치 등 물고기들도 도로 위로 쏟아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마치 영화 ‘해운대’의 실사판 같다” “와∼ 영화 찍는 줄” “영화 해운대 캡처인 줄” “영화 해운대가 현실로” 등의 댓글을 쏟아내며 태풍 차바의 위력을 실감한다는 댓글을 덧붙였다.

이날 부산 지역에는 최대 순간 풍속 20m의 강풍과 함께 평균 강수량 100㎜의 폭우가 쏟아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