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사진) 전 총리가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캐나다 토론토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스코필드 박사와 불평등 개선을 위한 한국의 노력’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자리에서 “동반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이명박정부에 (총리로) 참여했지만, 결국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실패했다”며 “동반성장과 경제적 불평등 개선은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한국의 지니계수는 0.27이었는데, 2013년에는 0.35로 커졌고,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기업 수익은 19% 늘어나는 동안 가계수입은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부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총리를 지내면서 왜 동반성장을 이루지 못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정 전 총리는 “대통령 직속으로 동반성장 기구를 설치하려 했으나 대통령의 반대로 민간기구 형태로 만들었는데 대기업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정 전 총리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을 때 은사인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께서 성장에서 소외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하는 경제학자가 돼 달라고 당부하셨고, 이를 일생의 목표로 삼아 달려왔다”며 “(내년 대선에도) 동반성장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모든 길을 열어놓고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인인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도운 인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동반성장하려면 대통령이 의지 가져야”… 정운찬 前 총리, 지난달 30일 加 토론토대 강연
입력 2016-10-06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