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벗어나려 해외로 은행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입력 2016-10-05 18:25
상반기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7.5% 줄었다. 국내 초저금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진출에 목을 맨 은행들인데,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해외진출에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173곳 당기순이익을 집계해 보니 3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8000만 달러)과 견줘 17.5% 줄었다고 5일 밝혔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점포의 순익이 9600만 달러 증가했을 뿐, 영국(-3540만 달러) 베트남(-2290만 달러) 일본(-1780만 달러) 중국(-730만 달러)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3억1000만 달러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총 수익 1조9000억원의 19.2%에 해당한다. 국내 은행들 수익의 5분의 1이 해외 영업에서 오는 것이다.

금감원 일반은행국 관계자는 “영국의 경우 현대상선이 2분기에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그 지역 해외 점포들이 대거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지표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과 중국도 순이자마진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며 “동남아의 경우 고금리에 순이자마진이 높다고 무조건 진출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 점포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3%로 6개월 만에 0.2% 포인트 늘었다. 부실채권이 늘면 손실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충당금도 늘어 당장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곤 한다. 시중은행 글로벌 담당 부행장은 “중국의 경우 일반 여신에도 2.5%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해외진출을 안 할 순 없는데, 나라별로 편중되지 않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