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먼저 보는 종교개혁 500주년… 루터 관련서 속속 출간

입력 2016-10-05 21:14
예장고신 학생신앙운동 출판부의 ‘종교개혁자들과의 대화’ 시리즈.

“예수께서 ‘회개하라’(마 4:17)고 하실 때, 그는 신자들의 전 생애가 회개이기를 원하셨습니다.”

마르틴 루터(1483∼1546)의 95개조 반박문의 첫 조항이다. 강치원 모새골교회 목사는 이 조항을 주제로 한 설교문에서 “‘회개하라’는 말의 헬라어 뜻은 ‘새로운 생각과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중세 교회는 회개를, ‘고해성사’라는 성직자 주도의 의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루터는 예수의 대속으로 죄책 고백은 하나님께 하면 되고, 용서도 하나님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강 목사의 설교를 포함해 루터의 반박문을 항목 별로 다룬 설교 16편,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가 13명에 대한 특강 14편, 성경 66권 전체를 다룬 주일 설교 53편이 담긴 내년 목회와 설교 자료집이 발간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산하 종교개혁500주년기념위원회와 한국장로교출판사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낸 ‘한국교회 강단 공동설교의 꿈’이다.

목회자 53명과 신학자 30명이 설교문 작성에 참여했다. 전체 구성과 편집은 이성희 예장통합 총회장과 조병호 성경통독원 원장이 맡았다. 이 총회장과 조 원장은 “‘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의 정신, 종교개혁을 발화시킨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믿음의 선배들인 종교개혁가를 기리기 위해 책을 편집했다”고 말했다. 내년 강단에 서는 목회자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될 만하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목회자, 청소년, 신학자 등을 위한 다양한 기념 도서가 나오고 있다. 예장고신 학생신앙운동(SFC) 출판부는 종교개혁 500주년 소책자 시리즈 ‘종교개혁자들과의 대화’ 12권을 이르면 올해 말 낼 예정이다. 청소년과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출판부 관계자는 “종교개혁이 유럽 사회의 각 영역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보고, 오늘 한국 사회에 어떤 개혁이 필요한지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규(고신대) 강영안(서강대 명예) 이성호(고려신학대학원) 교수 등 12명이 각각 ‘종교개혁과 역사’ ‘종교개혁과 정치’ ‘종교개혁과 문화’ 등을 주제로 저술한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는 루터의 전집 일부를 번역해 내년 10월 종교개혁기념 주일 전에 출판할 계획이다. 미국 출판사 컨콜디아의 루터 전집 55권 중 31∼55권이 대상이다. 루터회 관계자는 “번역을 모두 마치고 감수 중”이라고 말했다. 루터와 종교개혁을 연구하는 신학자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0권 번역 작업도 후속으로 진행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