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 2차전은 실망스러웠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3대 2로 간신히 이겼고, 약체 시리아와는 졸전 끝에 0대 0으로 비겼다. 한국(1승1무·골 득실 +1)은 최종예선 A그룹에서 우즈베키스탄(2승·골 득실 +2)과 이란(1승1무·골 득실 +2)에 밀려 3위에 머물러 있다.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한국은 카타르와의 3차전(6일 오후 8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조 선두에 다가갈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47위인 한국은 85위인 카타르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4승2무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원정 1차전(4대 1 승)과 홈 2차전(2대 1 승)에서 모두 이겼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A조의 다크호스로 꼽혔다. 하지만 최종예선 이란과의 1차전에서 0대 2로, 우즈베키스탄과의 2차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강팀들을 상대한 결과다. A조 최하위인 6위로 처져 본선 진출에 비상에 걸린 카타르는 다니엘 카레뇨 감독을 해임하고 호르헤 포사티 감독을 영입했다. 이번 경기는 포사티 감독의 데뷔전이다.
카타르 스타스리그 클럽 알 라얀을 이끌던 포사티 감독은 지난 시즌 자국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스타스리그의 레퀴야에서 뛰는 남태희는 “포사티 감독이 이끈 팀과 많은 경기를 했는데 스리백을 잘 쓰는 감독이다. 이번에도 스리백이나 파이브백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타르는 ‘오일 머니’로 귀화 선수들을 끌어 모은 팀이다. 때문에 선수들의 개인기는 좋지만 조직력은 약한 편이다. 카타르는 지난 두 경기에서 압박이 강하지 않았고, 많이 뛰는 축구를 하지도 않았다. 믿고 있는 것은 선수비-후역습 전술이다. 카타르는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 측면 공격수 아크람 아피프는 빠르고 발재주가 좋다. 왼쪽 풀백 압델카림 하산은 오버래핑에 능하다. 우루과이 출신의 최전방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와 프리킥이 좋은 알제리 태생의 미드필더 부아렘 쿠우키도 경계해야 한다.
카타르는 2연패에 빠져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정팀의 무덤’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 치른 이란전에서 후반 정규시간 종료 때까지 0-0이었지만 추가시간 4분과 11분에 연속골을 내주며 패했다.
다행히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해외파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고, K리거들은 한창 시즌을 치르며 몸 상태가 올라와 있다. 또 이번에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김신욱(전북 현대)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2010년 나란히 태극마크를 단 둘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2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과 183㎝의 날렵한 공격수 손흥민은 ‘톰과 제리’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만화 속 주인공인 톰과 제리처럼 장난기 많은 둘의 우정은 뜨겁다. 그라운드에서 호흡도 척척 잘 들어맞는다.
카타르전에서 A매치 50경기에 출전하는 손흥민은 최근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5경기에서 5골 2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2015년 8월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신욱은 이번 시즌 초중반 부진했지만 최근 치른 K리그 클래식 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살아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슈틸리케호 “화끈하게 이겨보자”
입력 2016-10-05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