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부터 종말론까지… 현대신학, 15개 질문에 답하다

입력 2016-10-05 21:16

신학 입문자들은 말한다. 신학공부는 쉽고 재미있다고. 그러나 현대신학을 말할 때는 표정이 바뀐다. 더욱이 과거 보수적 목회자나 이들에게 영향을 받은 신자들에게 현대신학은 ‘접근 금지 지대’였다. 슐라이어마허나 칼 바르트, 판넨베르크 같은 신학자들은 이름만 들어도 딱딱하다. 어렵사리 현대신학에 발을 들여놓아도 신학의 각 주제는 유기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현대신학의 주제를 포괄하면서도 고전적 신학 주제들을 한꺼번에 정리한 책이 나왔다. ‘조직신학 각 주제에 대한 현대적 개관’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연대기적 배열이나 신학자, 또는 신학사조를 중심으로 집필된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난다. 책은 19∼20세기 무렵 제기된 신학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제별로 지도화(mapping) 했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론’은 현대신학에서 가장 생동감 있고 급속하게 발전한 주제다. 집필자인 프레드 샌더스 미국 바이올라대 교수는 역사와 경험,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현대적 삼위일체론을 개관한다. 이를 위해 헤겔과 몰트만, 판넨베르크, 젠슨의 역사적 관점을 보여주고 슐라이어마허, 라큐냐, 엘리자베스 존슨, 칼 라너의 삼위일체론을 설명한다. 또 바르트에 의해 복원된 삼위일체론을 조망한다.

국내 독자에게도 익숙한 저자인 마이클 호튼 웨스트민스터신학교 교수는 종말론에 대해 “후천년설과 무천년설의 극단적 버전은…역사적 전천년설자들과 무천년설자들의 입장에 길을 내주고 있다.…후천년설도 브라이언 맥클라렌, 톰 라이트, 짐 월리스 등에 의해 확산된다”고 분석했다.

책은 삼위일체를 시작으로 하나님의 속성, 성서와 해석학, 창조 인간론, 그리스도의 인격, 속죄 섭리 성령론 구원론 기독교윤리학 실천신학 교회론 종말론 등 15개의 신학 주제를 다룬다. 집필진도 풀러 웨스트민스터 휘튼 바이올라 고든콘웰 프린스턴 에버딘 등 국내에서도 친근한 복음주의계열의 학교 교수들이 참여했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만으로 무겁게 느껴졌던 독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더구나 여성신학이나 해방신학 등 현대신학의 주요 쟁점은 빠져있다.

서문을 쓴 브루스 맥코맥 프린스턴신학교 교수는 “현대신학은 교회에 기반을 둔 신학자들이 과거로부터 계승한 정통주의적 교리를 변호하여 그것들이 부식하지 않도록 막으려는 시도를 멈췄던 시점에서 등장했다”고 그 기원을 설명했다. ‘현대성을 신학적 개념으로 이해하기’란 그의 서문은 독자와 현대신학과의 거리를 한층 좁혀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