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기 위한 ‘면세점 3차 대전’의 막이 올랐다.
4일 마감한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 입찰에 SK네트웍스와 롯데면세점,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 등 5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는 강남구 코엑스 단지 내 무역센터점, 신세계는 서초구 센트럴시티, HDC신라는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롯데는 송파구 월드타워점을 ‘본진’으로 내세워 ‘강남대첩’을 펼친다. SK네트웍스는 기존의 워커힐 호텔(광진구)로 재입성을 노린다.
관세청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4장과 부산 1장, 강원도 평창 1장 등 총 6장의 신규 시내면세점에 대한 특허 신청을 마감했다. 서울의 제한경쟁에선 엔타스, 정남쇼핑 등 5곳, 부산에서는 부산관광면세점, 부산면세점, 부산백화점 등 3곳, 평창에서는 알펜시아가 특허를 신청했다. 서울 4장 중 대기업에 할당된 3장의 특허권을 놓고 대기업 총수 일가가 총출동해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워커힐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에 실패한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은 “창업회장이신 선친의 ‘관광입국’ 꿈이 서린 워커힐을 다시 한국 관광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는 1200억원을 투자해 워커힐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혁신적인 면세사업자로서 센트럴시티를 세상에 없는 ‘마인드마크’ 면세점 타운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직접 발로 뛰며 럭셔리 브랜드를 유치함으로써 신규 면세특허권 획득에 천군만마 역할을 하고 있다. 검찰 수사의 고비를 넘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풍부한 역량을 갖춘 롯데면세점의 장점을 내세워 좋은 결과를 얻어내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고배를 마신 뒤 면세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도 관계자들에게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오라”고 격려했다.
특허권 쟁탈전에 오너가 직접 나서는 것은 면세점 매출뿐 아니라 낙수효과도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갤러리아면세점이 위치한 63빌딩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으로 활기를 띠면서 식음료 등 매출이 부쩍 올랐다. 갤러리아면세점63이 그랜드 오픈한 지난 7월 15일부터 9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레스토랑은 20%, 아쿠아리움63과 63아트는 80% 늘었다. 갤러리아면세점63 관계자는 “쇼핑과 트렌드, 미식에 관심 있는 20∼40대 고객의 방문이 늘면서 63빌딩의 분위기가 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이전보다 북적거리고 있다. 1만3200㎡ 규모의 면세점이 들어섬으로써 영업면적은 4분의 1가량 줄었지만 매출은 늘었다. 지난 5월 18일 면세점 오픈 후 9월 말까지 전년 대비 10.6%, 두 자릿수 신장을 기록 중이다. 식당가도 영업면적이 53% 줄었으나 매출은 3.1% 증가했다. 두타면세점은 오픈 이후 두타몰의 패션&액세서리 매장 및 아동패션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면세점 관계자들은 “면세점에 쇼핑온 관광객들이 일반 매장에서도 상품을 구입하고 식사, 음료 등을 즐기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기획] 면세점 3차 大戰, ‘오너’들까지 직접 나서 전면전
입력 2016-10-05 0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