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전병철 교수가 쇼프로에 나간 까닭은… “세상 속 힘겨운 그리스도인 격려”

입력 2016-10-04 21:05
전병철 교수가 2일 SBS 판타스틱 듀오 방송에 출연한 모습. TV화면 캡쳐

SBS에서 2일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판타스틱 듀오(판듀)’. 전인권의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를 함께 부를 3인의 후보에 닉네임 ‘두 얼굴의 전 교수’가 등장했다. 청바지에 흰 티셔츠, 머리를 뒤로 묶은 ‘전 교수’는 고음 소절인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를 거침없이 소화하면서 객석과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아세아연합신학대 전병철(45·기독교교육) 교수. 그는 4일 전화통화에서 “목사인 제가 방송에 나간 것은 세상 속 힘겨운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고, 그 속에서 또 감사할 제목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을 찾아내 독려하는 것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인권의 듀엣 최종 후보에선 탈락했지만 객석에 앉은 관람자들이 합창하도록 유도했고, 또 다른 가수 출연자였던 윤도현과 “목사님 기도해주세요” “윤 집사” 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등 주일 오후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전 교수는 스스로 ‘로커’라 부른다. 낮에는 교수로, 밤에는 로커로 활동한다고 해서 ‘두 얼굴’이었다. 실제로 그는 2년 전, 4명의 목사로 구성된 그룹 ‘목사밴드’를 결성했다. 정기적으로 노래 연습을 했고 공연도 가졌다. 방송이 나가고 이튿날인 3일에도 서울 홍대 인근에서 공연했다고 한다. 전 교수가 방송에 출연하게 된 것은 ‘걱정말아요 그대’를 연습하고 있던 중, 한 지인이 전인권이 TV에 출연해 그 노래를 부른다고 알려준 게 계기였다.

전 교수는 방송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녹화 뒷얘기도 전했다. 그는 “판듀 하우스밴드의 디렉터를 비롯한 뮤지션들이 대부분 기독교인 듯했다. 방송 특성상 보안유지를 위해 밴드 리허설을 하면서도 내가 목사라는 사실은 녹화 당일까지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며 “그래도 기도하는 모습으로 서로를 알렸으며, 나중에 내가 목사라는 것을 알게 된 출연자들은 기도를 부탁하더라”고 했다. 또 “녹화를 마치고 전인권에게 인사를 했더니 자신도 매일 아침 기도한다고 했다”며 “가끔 자기를 위해 생각나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걱정말아요 그대’는 주님이 우리를 위해 주시는 최고의 메시지이자 최고의 현대기독교음악(CCM)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일찍부터 음악에 끼를 보여, 고교와 대학 시절 밴드 활동을 했다. 97년 미주 복음성가경연대회에서는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인디밴드 ‘휴먼레이스’와 함께 프로젝트 ‘괜찮아, 세상을 흔들어라’로 전국 투어도 했다.

복음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자는 취지로 쓴 책 ‘세상을 흔들어라’(넥서스CROSS)도 지난해 출간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