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상영 등으로 진통을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이번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로 직격탄을 맞았다. 6일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김영란법’ 여파로 각종 행사가 축소되는 등 출범 20여년 만에 ‘작은 영화제’가 될 전망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행사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라고 4일 밝혔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른 것으로 초대권 배부와 게스트의 항공·숙박지원 등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배급사들은 영화 홍보 파티를 중단하고, 후원사들도 각종 지원에 몸을 사리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영화제 개·폐막식 초대권을 일절 배부하지 않기로 했다. 시가 영화제조직위로부터 초대권을 받아 배부하는 행위 자체가 김영란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국내 대표 투자배급사도 올해 각종 ‘파티’를 열지 않기로 했다. 투자배급사들은 그동안 파티를 열어 개봉을 앞둔 영화와 제작·기획 중인 영화들을 소개했다. 이런 파티에는 영화인이 1000명 이상 참석해 관련 비즈니스와 상호 교류가 이뤄졌다.
2006년 개봉돼 1000만 관객(1091만) 시대를 연 봉준호 감독의 액션 스릴러 영화 ‘괴물’(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출연)의 경우 부산국제영화제 파티에서 투자자를 확보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그동안 관례적으로 해왔던 게스트의 항공·숙박 등 초청경비 지원이 불가능해지면서 스타로드(레드카펫) 등 부대행사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15일 센텀시티 영화의전당 등에서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식 사회자는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폐막식은 김민종과 최여진이 각각 맡았다. 개·폐막작은 장률 감독의 ‘춘몽’과 이라크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이 선정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행사 프로그램별로 김영란법에 저촉되는 사안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대상자들에게는 안내하고 있다”며 “법 시행 후 첫 대규모 국제행사라 전례가 없는 만큼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김영란법 직격탄… 부산국제영화제 역대 최소 규모로
입력 2016-10-04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