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자체에서 버스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시외·농어촌버스의 공공성과 버스업계의 생존권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다.
광주지역 10개 시내버스 업체로 구성된 운송사업조합은 최근 나주시 등을 상대로 전남 나주 농어촌버스의 ‘여객자동차 운송사업계획 변경인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고 4일 밝혔다.
나주시가 지난 8월 노선 조정위에서 나주교통 999번 농어촌버스가 전남대·조선대 병원 등을 거쳐 운행하도록 ‘황금노선’을 연장해 준 게 계기가 됐다. 나주시는 늘어나는 빛가람혁신도시 입주민들을 위해 혁신도시∼백운광장∼광주역을 오가던 버스가 3차 의료기관 2곳을 거쳐 전남대 후문을 종점으로 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광주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은 “나주는 물론 담양과 장성 함평 화순의 농어촌 버스 300여대가 현재 하루 1930회 도심까지 연장 운행하면서 광주 버스업계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연간 40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갉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 익산 시외버스 업계도 원광대가 수도권 학생들의 통학편의를 위해 시외버스 승강장과 별도 노선의 신설을 전북도에 요청한 데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시외버스 전용터미널이 버젓이 있는데 그동안 수도권 학생들의 이삭줍기에 집중해 온 원광대가 시외버스 승강장까지 따로 개설하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시내버스 13개 노선을 개편한 세종시와 일부 주민들은 조치원∼반석역 광역버스 노선을 둘러싸고 한때 갈등을 빚었다.
지난 7월말 지하철 2호선 개통에 맞춰 시내버스 노선이 전면 개편된 인천시는 운행이 중단된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남동구 구월동과 서구 가좌동 주민 등은 “지하철 운행을 명분으로 버스노선을 대폭 뜯어고친 것은 이해하지만 수익성만 추구해 더 비싼 간선버스를 억지로 타게 된 곳이 많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광주·익산·인천=장선욱 김용권
정창교 기자 swjang@kmib.co.kr
노선 전쟁… 마주달리는 버스업계 지자체마다 황금노선 싸고 충돌
입력 2016-10-04 21:03 수정 2016-10-04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