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장편소설 ‘고요한 밤의 눈’(다산북스)을 쓴 박주영(45·사진) 작가가 4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혼불문학상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심사위원단은 “감시사회나 다름없는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는 소설로 ‘혼불’에 깃든 현대적인 의미, 즉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통치성의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충실히 계승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수상작은 스파이들의 암약을 다루면서 현대인들의 고루하고 절망적인 삶을 보여준다. 일란성 쌍둥이 동생 D가 실종된 정신과 의사인 언니를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언니로부터 상담을 받았던 스파이X를 만나는 것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이어 금융, 정치 등 사회 주요 분야에서 암약하는 다양한 스파이집단이 등장한다. 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묻지 않고, 오로지 주어진 일을 하는 조직 순응형 인간이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소설가 하성란씨는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작가는 “스파이라는 소재를 생각하고 제목에 나오는 ‘눈'을 밤에 지켜보는 ‘눈'으로 많이들 생각한다. 하지만 ‘고요한 밤의 눈’은 한밤중에 눈이 한 송이 한 송이 내려 아침에 하얗게 세상이 바뀌어 있듯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과 희망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시간이 나를 쓴다면’으로 등단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혼불문학상 수상작 ‘고요한 밤의 눈’ 박주영 작가 “한 송이 눈 같은 작은 힘이 세상을 바꿔요”
입력 2016-10-04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