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최전방 지역 직접입영 특수로 활기

입력 2016-10-04 21:01
강원도 화천 15사단이 4일 부대 내에서 신병 입영식을 갖고 있다. 이날 화천을 비롯한 도내 5개 시·군 5개 사단에서는 처음으로 직접입영제가 시행돼 1000여명이 입대했다. 화천군 제공

4일 낮 12시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시가지 주요 식당들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평소 한산하기만 했던 시가지 도로는 많은 차량이 몰리면서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화천과 홍천, 고성, 원주 시가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식당과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등 상가는 손님들로 가득했고, 상인들의 얼굴은 오랜만에 찾은 활기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이날 5개 지역을 찾은 외지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짧은 머리를 한 20대 남성이 반드시 함께 있다는 점이다. 까까머리를 한 청년들은 군 입대를 위해 접경지역을 찾은 입영 장정이다.

강원도와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홍천 11사단, 화천 15사단, 양구 21사단, 고성 22사단, 원주 36사단 등 5개 사단에서 처음으로 직접입영제가 시행돼 1000여명이 입대했다. 이 제도는 장정들이 보충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하는 것으로 이달부터 도내 8개 시·군 12개 사단에서 시행한다.

이로써 그동안 춘천 102보충대를 거쳐 각 사단에 배치됐던 연간 5만4000여명의 장정들이 12개 사단에 직접 입영한다. 사단별로는 1개 기수별로 평균 250명씩 연간 18회 가량 입영할 예정이다. 장정 1명당 평균 4명의 가족, 친구 등이 입영행사에 오는 것을 고려하면 연간 21만명이 신병교육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순기(55) 양구군번영회장은 “직접입영제 시행에 앞서 지역 상인들이 거는 기대가 컸는데 실제로 많은 외지인들이 이날 양구를 찾아 모처럼 지역에 활기가 넘쳤다”며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친절서비스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와 각 시·군은 입영특수에 대비해 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음식, 숙박, 편의시설 등 개선과 함께 바가지 요금 근절운동 등에 나섰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73억여원을 들여 진입로 정비, 주차장 조성, 농특산물 판매장 설치 등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앞으로 다가올 변화가 주민과 군 장병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화천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면서 그동안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사회간접자본이 확충되고 새로운 상권도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구=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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