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다음세대, 찬양과 율동으로 ‘희망’ 전하다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지난달 28일 저녁.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제101회 총회 현장이었던 서울 충현교회 예배당은 1500여 청중이 모인 웅장한 콘서트홀로 바뀌었습니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있는 ‘희망 101. 새로운 100년을 향한 우리의 기도’라는 제목이 청중들을 맞이했습니다.

무대의 막을 연 것은 총신대에 재학 중인 농어촌교회 목회자 자녀들이었습니다. 13명의 예비 목회자들은 ‘갈 길을 밝히 보이시니’를 찬양하며 ‘우리를 오라고 말씀하시는 주님께 기쁨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모니로 들려줬습니다.

찬양 후 마이크를 잡은 박진우(21·총신대 신학과)씨는 “경기도 김포에서도 외진 시골교회에서 목회해 온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낙망의 순간을 딛고 은혜와 희망을 경험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몇 안 되는 교인들을 위해 끊임없이 무릎 꿇고 기도하는 아버지처럼 묵묵히 사역하며 농어촌 목회 현장에 희망이 있음을 알리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무대는 빨강과 흰색 상·하의를 맞춰 입은 33명의 유·청소년들이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교생으로 구성된 꽃동산 르미에르합창단(단장 한상열)이 귀여운 율동과 함께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나의 기쁨’ 등을 찬양하자 객석에선 절로 ‘아빠미소’ ‘엄마미소’가 묻어나왔습니다.

이어 기독교대안학교인 광주동명고등학교 윈드 오케스트라(지휘 채범석)가 ‘아이 윌 팔로우 힘(I will follow him)’ ‘하나님의 나팔소리’ 등을 연주하며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이 학교 2학년 박신암(17)군은 “일반 학교에 다니는 크리스천 친구들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또래들로부터 ‘은따(은근히 따돌림)’를 당한다는 얘길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친구들이 수행평가, 내신등급, 수능 성적에 매몰되지 않고 기독 청소년으로서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시기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마지막 주자는 330명의 청년들이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 소속 청년들이 객석 곳곳에서 무대 앞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드럼 기타 첼로 콘트라베이스 북 가야금 턴테이블 등 장르를 초월한 악기들의 연주에 맞춰 ‘말씀만 갖고 세상을 향해 달려갈 청년들’을 주제로 한 가사가 예배당에 울려 퍼졌습니다. 몇 시간 전까지 엄숙한 보고를 듣고 찬반 논쟁을 하던 총대들은 청년들이 들려주는 비트박스와 랩의 향연에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출산율 저하’ ‘주일학교 감소’ ‘비어가는 농어촌교회’ ‘N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등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한 20∼30대)의 고민’. 모든 것이 ‘위기’와 ‘절망’으로 수렴(收斂)되는 듯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무대 위 출연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참된 희망임을 노래했습니다.

음악회는 ‘성령의 불이 임할 수 있도록 모두 하나 되어 이 땅의 무너진 기초를 다시 쌓자’는 메시지로 마무리됐습니다. 참석자 전원은 찬양 ‘부흥’을 함께 부르며 희망음악회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2시간을 훌쩍 넘긴 음악회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는 한 성도는 가슴에 남을만한 바람을 전하며 예배당을 나섰습니다. “여기서 바라 본 희망이 가슴 속 소망이 되고 교회와 이 나라를 변화시킬 밀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