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제 안되는 병원균 검출 선박

입력 2016-10-04 04:12 수정 2016-10-05 04:11
국내 입항 선박에서 콜레라, 장염비브리오균 등 각종 병원균이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통보되기 전에 출항해 방역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선박이 매년 2000척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남 거제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감염경로 중 하나로 해외 선박이 지목된 상황에서 배를 통한 해외 감염병 유입 차단 등 국가 검역망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질병관리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입항 선박에서 채취한 가검물(변기·주방 오수 등)에서 병원균이 검출된 사례는 2013년 2830척, 2014년 2776척, 2015년 2501척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검출결과가 선장이나 선박 대리점에 통보되기 전에 항구를 떠난 선박은 2013년 2465척(병원균 검출 선박의 87%), 2014년 2257척(81%), 2015년 2085척(83%)이었다.

지난해 동해와 제주 검역소의 경우 병원균 검출 사실 통보 전에 출항한 선박 비율이 100%였다. 마산, 인천, 통영 검역소도 90%를 넘었다. 선박 왕래가 많은 군산 검역소는 79%, 부산 검역소는 82%였다. 지난해 선박 검출 병원균은 장염비브리오균(2072건), 비브리오패혈증(329건), 비병원성콜레라균(74건), 살모넬라균(20건), 장출혈성대장균(4건) 등 순이었다.

정 의원은 “선박을 통한 해외 감염병의 철저한 차단을 위해선 조속한 시일 내에 검역 체계를 점검해 제도 보완 및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선박에서 가검물을 채취해 검사하는 데 3∼7일이 걸리는데, 그사이 배는 떠나버리기 때문에 제때 통보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