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키웠는데…” 농산물 절도 기승

입력 2016-10-03 18:28
지난달 29일 충북 충주에서 인적이 드문 심야에 농가 창고에 몰래 들어가 농산물 등을 상습적으로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된 이들은 충주·제천·단양의 농촌지역을 돌면서 10회에 걸쳐 모두 530여 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심야 시간에 CC(폐쇄회로)TV가 없는 창고를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 또 경기도와 충북 일대의 깊은 산속에 있는 인삼 밭을 돌며 절도 행각을 벌이던 50대는 지난 4월에 구속됐다. 그는 4년간 45차례에 걸쳐 인삼밭을 훔쳐 달아났다. 훔친 인삼은 12만주, 피해액만 무려 1억8000만원에 달한다.

농산물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농산물 절도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농산물 절도는 총 1560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578건에서 2014년 482건으로 줄다가 지난해에 500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20건으로 가장 많은 농산물 절도가 발생했고 충북 199건, 충남 186건, 전북 174건, 경북 145건, 전남 135건 순이다.

농산물 절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농산물의 특성 상 실외 또는 큰 창고에 보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보안이 허술하고, 도난당한 농산물이 누구의 소유인지 구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확기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해 이장단 등 지역 주민과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순찰을 강화키로 했다. 또 치안환경 취약지역에 CCTV를 확충하고 농산물 절도사건 발생 시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신속히 수사하기로 했다.

권 의원은 “농산물 절도는 농민들이 1년간 흘린 피와 땀을 훔치는 행위로 그 죄의 질이 나쁘다”며 “정부는 지자체 등과 함께 CCTV 설치 확대, 방범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