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 신약 ‘듀필루맙(Dupilumab)’이 두 차례의 3상 임상시험에서 획기적 성과를 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상 시험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된 신약을 더 많은 환자에게 투약해 안정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NYT에 따르면 대부분 환자의 가려움증은 투약 후 2주 안에 호전됐고 한두 달 지나 사라졌다. 일부는 바로 효과를 봤다. 시험은 16주간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결과는 미국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됐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멕시코 여성 다니엘라 벨라스코(36)는 효과를 본 환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처음으로 가려움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몸의 90%를 덮고 있던 붉은 발진이 몇 주 지나 사라졌다고 말했다.
미국 제약회사 리제네론과 사노피 아벤티스가 공동 개발한 듀필루맙은 아토피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특정 면역 분자가 몸에서 과잉 생산되는 것을 막는다. 부작용은 결막염과 주사부위가 붓는 정도다.
리제네론 회장 조지 얀코풀로스 박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내년 3월 29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생물제제(製劑)를 썼고 2주마다 투약해야 해 고가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토피는 극심한 가려움증과 발진을 동반한다. 통증을 못 견딘 일부 환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토피 환자 수는 93만3000명에 달하며 그중 46.6%가 12세 이하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지긋지긋한 가려움증서 해방되나… 아토피 신약, 임상서 획기적 효과 입증
입력 2016-10-03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