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0룡이 나르샤”… “가을 전설은 우리가 쓴다”
입력 2016-10-04 04:03
미국 메이저리그가 3일(이하 한국시간)로 정규리그를 끝냈다. 이제 진정한 왕좌를 가리는 포스트시즌이 5일부터 시작된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해마다 갖가지 스토리로 수많은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해에는 만년 하위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제 선택을 받은 10개 팀은 서로가 ‘가을의 전설’을 쓰기 위해 사력을 다할 채비를 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디비전-챔피언십-월드시리즈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로 구성돼 있다. 총 30개 팀이 리그별로 동·중·서 3개 지구(디비전)로 나뉘어 전쟁을 벌였다. 포스트시즌에는 각 지구 1위 세 팀과 이들을 제외한 팀 중 최고 승률을 올린 2개 구단이 와일드카드로 가을 무대를 밟게 된다. 따라서 각 리그별로 5개 팀씩 총 10개 팀이 선택을 받는다.
제일 먼저 시작되는 경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두 팀이 단판으로 승부를 겨룬다. 여기서 이긴 팀이 지구 우승 팀 3개 구단과 5전 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여기서 승리한 팀들끼리는 7전 4선승제로 챔피언십 시리즈를 갖는다. 그리고 리그 챔피언 두 팀은 대망의 월드시리즈에서 자웅을 겨룬다. 월드시리즈도 7전 4선승제다.
가을무대 밟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현수가 소속된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시즌 최종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볼티모어는 3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최종전에서 5대 2로 승리하고 AL 와일드카드 2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서는 볼티모어는 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시즌 초 주춤하며 마이너리그행 위기까지 겪은 김현수는 이제 팀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다. 시즌 타율이 0.302다. 특히 지난달 29일 토론토전에선 팀이 1-2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승부를 뒤집는 투런포를 터트려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A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추신수는 세 번째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추신수는 8월에 팔 골절상을 당해 시즌아웃이 유력했다. 하지만 가을무대를 밟겠다는 의지로 재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최종전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때려내며 예열을 마쳤다. 공교롭게도 추신수와 김현수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볼티모어가 토론토를 꺾고 올라가면 텍사스와 맞붙기 때문이다. 다만 오승환은 사상 첫 한·미·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2010년 이후 6년만이다.
시카고 컵스-보스턴 레드삭스 격돌 유력
NL 중부지구 우승 팀 시카고 컵스는 올 시즌 유일한 100승 팀이다. 그만큼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카일 헨드릭스와 존 레스터, 제이크 아리에타, 제이슨 해멀, 존 래키로 이어지는 선발 5명 전원이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핸드릭스(1.99)와 레스터(2.44)는 평균자책점 1, 2위다. 타선에선 홈런 39개로 이 부문 3위에 오른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중심으로 강력한 화력을 뿜어낸다. 이렇게 모든게 갖춰졌지만 컵스는 정작 ‘염소의 저주’를 겁낸다.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08년이다.
이에 맞선 보스턴은 공수 조화가 좋다. 선발진은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릭 포셀로, 스티브 라이트가 건재하다. 타선에선 데이비드 오티스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41살의 나이에 타점(127개) 리그 1위에 올랐다.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무키 베츠, 잰더 보가츠 등 어린 선수들도 꽃을 피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이 팀의 별명은 ‘바퀴벌레’다. 가을이 되면 아무리 밟아도 죽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닉네임이다. 2년 전에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2010년과 2012년 2014년, 짝수 해마다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느낌도 좋다. 더욱이 2년 전에도 똑같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우승을 차지했다. 중심 선수는 물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다.
텍사스와 워싱턴 내셔널스는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워싱턴은 다승(19승), 탈삼진(277개) 1위 맥스 슈어저를 앞세워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