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회 내 카페·도서관 같은 문화 공간 2곳 중 1곳은 주민들보다 교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공동체와 소통을 목적으로 설립·운영 중인 이들 문화목회 시설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문화법인(이사장 서정오 목사)은 최근 교단 소속 교회 가운데 문화목회를 펼치고 있는 서울지역 교회 114곳을 대상으로 관련 시설 및 자원 현황을 설문 조사한 ‘2016 문화목회 현황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에서 ‘문화목회 시설의 주이용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교인들’(24.2%) ‘교인이 지역주민보다 더 많이 이용한다’(24.8%) 등 교인이 주이용자라는 응답이 49%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지역주민이 교인들보다 더 많이 이용한다’는 14.5%, ‘대부분 지역주민이거나 외부인’이라는 응답은 8.8%였다. 연구·분석을 총괄한 성석환 장신대(기독교와문화) 교수는 “교회마다 문화적 시설은 갖췄지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교인들의 필요를 넘어 지역사회의 필요를 파악하고 충족시키도록 문화목회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와 도서관, 공연장, 평생교육원(구 문화센터) 등 4개 문화시설 가운데 주민들의 이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시설은 평생교육원이었다. 성 교수는 “평생교육원의 경우, 예술·생활 강좌 등으로 지역주민과 접촉면을 넓힐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회의 문화시설 유형 중에는 카페(43.6%)가 가장 많았고 도서관(19.6%), 평생교육원(19.1%), 공연장(5.4%) 등이 뒤를 이었다. 카페의 경우, 교회 카페 중 57.3%가 자체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유급직원 없이 전원 자원봉사자로 운영되는 곳(42.5%)이 가장 많았다. 카페운영 수익금의 사용처는 지역사회를 위한 사용(35.6%), 해외선교 지원(21.2%). 외부기관 지원(15.2%) 등의 순이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회 카페의 용도로는 지역주민들의 각종 모임(31.4%)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세미나와 연주(전시)회 개최가 각각 22.9%를 차지했다.
성 교수는 “교회가 운영 중인 카페나 도서관, 공연장 등은 대부분 교인들의 자원봉사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문화목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해당 전문가 채용, 자원봉사자 교육·훈련, 콘텐츠 개발과 이를 위한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 등도 요구된다고 성 교수는 덧붙였다.
글=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문화시설 통해 지역사회 섬김·소통 바랐는데… 교회 절반 “주이용자는 주민보다 교인들”
입력 2016-10-03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