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탈북 권유’ 발언에 대해 ‘미친 나발질(헛소리)’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정세논설에서 “(박 대통령이) 그 무슨 ‘국군의 날 기념식’이라는데 우거지상을 하고 나타나 골수에 꽉 들어찬 동족대결과 적대의 독기를 그대로 쏟아냈다”며 “탈북을 선동하는 미친 나발질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방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공을 국시로 했음을 거론하면서 “그 딸은 한 수 더 떠서 우리의 사상과 제도, 정권을 미친듯이 헐뜯고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구상 그 어느 나라와 민족도 당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제재와 압살의 봉쇄망이 이 땅을 동여매고 있다”고 강변했다.
신문은 특히 “박근혜 정권이 지금 그 어디에 헛눈(딴눈)을 팔 처지가 못 된다”며 “정윤회사건, 성완종사건 등 추문이 아직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우병우사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사건 등 특대형 부정부패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와 세상을 들었다 놓고 있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또 “수천만 인민들의 생존이 벼랑 끝에 내몰려 해마다 국적포기자, 자살자, 이민자 수가 세계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옥 같은 남조선’을 탈출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며 남측을 겨냥한 선동을 이어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과 군인을 향해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라”며 탈북을 권유했다.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북한 주민들과 김정은 정권을 분리 대응하겠다는 대북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미친 나발질… 적대의 독기 쏟아내”
입력 2016-10-03 18:16 수정 2016-10-03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