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 중 한명은 ‘쓸쓸한 가을’… LG·KIA·SK, 티켓 2장 놓고 사활

입력 2016-10-03 00:07
이정도면 거의 전쟁, 혹은 잔혹동화 수준이다. 2016시즌 프로야구 패넌트레이스 최종일이 코앞인데 중위권 팀들의 순위는 아직도 안개 속이다. 지난주만 해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정규리그 4, 5위로 나란히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두 팀이 주춤하는 사이 6위 SK 와이번스가 최근 3연승으로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를 지폈다. 세 팀 중 한 팀만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다. 각 구단 감독들은 애가 타지만 이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긴장감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잘 나가던 LG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 최근 홈 2연전 패배로 쓴맛을 봤다. 더구나 상대는 SK였다. 그래도 가장 여유가 있다.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최소 5위를 확보한다. 그나마 가장 큰 위안거리다. KIA나 SK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LG의 승률이 높다. LG의 걱정거리는 5위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가 1승을 안고 시작하는 만큼 5위는 상당히 불리해진다.

KIA는 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t 위즈를 3대 1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SK와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한숨을 돌렸다. 최근 2경기 연속 우천 취소로 휴식을 취한 게 득이 됐다. 이날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가 9이닝 완투승을 올렸고, 주장 이범호가 8회 승부처에서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견인했다. KIA는 이제 4경기를 남겨뒀다. 최소 2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 만약 SK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부담감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SK는 물러설 곳이 없다. 포스트시즌 자력 진출은 이미 물 건너갔다. 일단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나머지 두 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LG가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지거나 KIA가 4경기 중 3패 이상 기록하는 시나리오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SK는 지난달 초 6연승을 달리다 9연패를 당한 게 화근이었다. 한때 4위 LG와 승차가 5경기까지 벌어져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무너졌던 마운드가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윤희상은 3연승 기간 동안 2차례 선발로 등판해 호투했다. 에이스 김광현은 시즌 막판 전천후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한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한화는 9시즌 연속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