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난 5년간 경찰 고위급 인사 ‘영남 쏠림’

입력 2016-10-02 18:22 수정 2016-10-02 19:51
지난 5년간 임명된 경찰 고위급 인사 가운데 영남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경은 대부분 하위직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성과 평가에서는 현장 업무를 수행하는 형사과와 경제범죄수사과가 낮은 성적을 받았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5년간 임명된 치안정감과 치안감 89명 가운데 32명(36.0%)이 영남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호남 지역 16명(18.0%), 충청 지역 14명(15.7%) 순이다. 서울 지역은 13명(14.6%)이다. 경기와 인천 지역 출신은 없다. 경찰서장급인 총경 이상 간부 666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영남 지역 고등학교 출신이 250명(37.5%)으로 가장 많았다.

여경은 대부분 하위직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치안감 이상 인사에서 여경은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한 명뿐이다. 이 전 청장은 지난 2013년 여경 최초로 치안정감이 됐다. 전국 251개 경찰서 가운데 여경이 서장으로 있는 곳도 5곳(2.0%)에 불과하다. 경사 계급 이하에서는 여경이 전체 경찰의 18.3%를 차지하지만 초급 간부인 경위 계급 이상에서는 전체 경찰의 3.6%에 불과하다. 지난 7월 기준 여경은 1만2007명으로 전체 경찰의 1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경찰서의 부서별 성과 평가를 분석한 결과 현장 부서의 성적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년간 형사과는 평균 6.5등, 경제범죄수사과는 평균 8.5등의 성적을 받았다. 반면 인사 평가를 담당하는 경무과는 평균 2.9등이다. 생활안전교통과가 평균 2.8등으로 가장 높았지만 인구가 적은 지방경찰서에서 여러 부서를 합쳐 만든 부서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무과가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셈이다.

권 의원은 2일 “현장 경찰보다 사무직이 평가를 더 잘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승진을 위해서 현장 부서를 기피하거나 인사 청탁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김판 고승혁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