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로 숨진 택시기사를 버리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여자 승객이 사고 직후 주변에 “도와 달라”며 구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10시20분쯤 서울 동작구 공군회관 앞 도로에서 김모(62)씨가 운전하던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에 멈춰 있던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운전 도중 의식을 잃었고, 택시에 타고 있던 승객은 사고 직후 사라졌다.
경찰이 택시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김씨는 서울 여의도에서 30∼40대로 보이는 여자 승객 한 명을 태우고 공군회관 앞을 지나고 있었다. 이 승객과 대화를 나누며 대방지하차도를 나오던 김씨는 갑자기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왼쪽으로 쓰러졌다. 놀란 승객은 김씨에게 다급히 “왜 그러시냐”고 물었다.
김씨가 의식을 잃고 핸들을 조작하지 못하는 사이 택시는 중앙선을 넘었다.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고 멈췄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직후 이 승객은 “도와주세요 119”라고 소리를 지르며 택시에서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승객이 언제 사고 현장을 떠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피해차량 운전자와 행인들이 다가와 쓰러진 김씨를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평소 지병이 있던 김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승객이 당황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떠난 것 같다. 참고인 신분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심장마비 사망 택시기사 두고 떠난 승객? “도와 달라” 주변에 구조 요청 확인
입력 2016-10-02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