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웨딩족 늘자 온라인몰 휘파람

입력 2016-10-02 18:39
‘작은 결혼식’으로 실속 챙기는 셀프 웨딩족이 늘면서 관련 용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옥션은 결혼 성수기인 10월을 앞두고 9월 한 달 동안 셀프·스몰웨딩에 필요한 용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품목별 최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웨딩촬영이나 결혼식에 필요한 꽃다발과 부케는 254%, 웨딩드레스로 입었다가 일상복으로도 활용 가능한 시폰·레이스 원피스는 173% 각각 늘었다. 결혼식 후 이브닝드레스 대신 한복을 입는 것이 유행하면서 생활·전통한복 매출도 37% 상승했다.

풍선·헬륨풍선·리본 같은 파티용품도 27% 증가했다. 결혼사진을 정리할 수 있는 웨딩앨범 매출은 206%나 늘었다.

격식보다 실속을 앞세워 소박하게 결혼식을 준비하는 셀프·스몰웨딩족들은 혼수용 인테리어 용품도 합리적인 DIY(소비자 제작 제품)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직접 만들거나 조립해 사용할 수 있는 DIY·가구리폼은 전년 대비 276% 신장했다. 반제품·조립가구도 115% 늘었다. 멋스럽거나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DIY 소품 매출도 129%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줄이고, 생략하고, 간소화하는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은 관련 웨딩 용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을 더욱 많이 이용하고 있어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백화점도 셀프웨딩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에서 스몰·셀프웨딩 전문매장 ‘내가 꿈꾸는 셀프웨딩의 모든 것’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 이후 백화점들이 잇달아 셀프웨딩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서울 중구 본점에 드레스·정장·보석 등 셀프웨딩에 필요한 물품을 빌려주는 렌털 전문점 ‘살롱 드 샬롯’을 오픈, 본격적으로 셀프웨딩족 잡기에 나섰다.

작은 결혼식은 연예인들이 앞장서면서 일반인들에게 더욱 확산되고 있다. 가수 이효리·이상순씨 커플이 2013년 제주도 신혼집에서 직접 준비해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린 뒤 원빈·이나영 커플, 구혜선·안재현 커플, 김정은씨 등이 작은 결혼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유명 연예인들이 잇달아 올리면서 작은 결혼식이 대세로 떠오르자 관련 박람회까지 개최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2016 작은 결혼 박람회’를 열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