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갱신” 기독청년들 30개조 반박문

입력 2016-10-02 20:25
독일 비텐베르크 교회 문에 새겨진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는 2일 ‘한국교회에 청년이 말한다’를 제목으로 30개조 반박문을 발표하고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의 방향을 제시했다. 1517년 마르틴 루터가 제시한 95개조 반박문이 종교개혁의 통로가 된 것을 본 뜬 것이다.

청년들은 ‘공교회성 회복’을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이들은 “개교회의 성장에만 몰두하다 보니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진정으로 함께해야 할 일들을 망각하고 있다”며 “교회의 사명은 개교회의 양적 성장이 아니라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권선거 등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은 교회의 자정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며 “교회는 이를 타파하고 세상 속에 도덕적 바로미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교회는 지나치게 편향적이며 기득권에 결탁한 자세를 취하고 그것이 곧 교회 전체의 입장인 것처럼 말한다”며 “이는 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목회자의 성추문과 관련해서도 “성폭력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이를 자행한 이들이 강단에서 자신을 변호하고 말씀을 전하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반신앙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목회자 수급 불균형과 관련, 목회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하며 대안목회와 기관목회의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정 투명성 확보와 인구 감소에 따른 교회의 위기에 대한 대책마련도 당부했다.

EYCK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와 개혁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반박문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