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리아 아이들의 비극 이제는 끝내야 한다

입력 2016-10-02 17:32
시리아에서 찍힌 짧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공습에 파괴된 북부 이들리브의 건물 잔해에서 갓난아기가 구조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생후 한 달 된 아기 얼굴은 먼지투성이였다. 민방위대원들이 반나절을 파헤쳐 발견했다.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아기는 놀란 눈으로 올려다볼 뿐 울지 않았다. 눈물을 흘린 것은 안고 있던 대원이다. 미군이 폭격하고 러시아군이 공습하는 전장에서 ‘하얀 헬멧’이라 불리는 민방위대는 이렇게 구조활동을 벌인다. 8월에는 알레포에서 구조한 다섯 살 꼬마 사진이 먹먹한 충격을 줬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앉아 있던 그 아이도 울지 않았다. 피범벅이 됐는데 아무런 표정 없는 얼굴로 공포를 말하고 있었다.

터키 해안의 아일란 쿠르디부터 알레포 꼬마와 이들리브 갓난아기까지 시리아 아이들의 슬픈 사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에선 지난주 목숨을 잃은 338명 중 106명이 어린이였다.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은 시한부 휴전이 종료되자마자 공격을 재개했고 병원까지 타깃이 됐다. 집속탄 쇠구슬이 척추에 박힌 아이, 눈에 파편을 맞아 피를 쏟는 아이, 그런 아이들이 누운 중환자실 천장이 무너진 병원 등 참상을 전하는 사진이 쏟아졌다.

시리아 사태는 아사드 정권과 반군의 내전, 이슬람국가(IS)의 창궐,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에 꼬일 대로 꼬여 있다. 고통은 무고한 아이들 몫이 됐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관한 국제사회의 책임이다. 5년째 계속되는 인도적 참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 그 중심에 유엔이 있어야 할 것이고 반기문 사무총장의 역할이 필요하다. 반 총장은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낼 책임이 있다. 10년 임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리아 사태를 이렇게 놔두고 유엔을 떠난다면 성공한 사무총장이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