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속도전’… 美본토 1개 포대 이동 전망

입력 2016-10-02 17:55
국방부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지역이 최종 결정됨에 따라 후속작업에 돌입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부지 획득과 관련된 협의를 국방부 시설국에서 이번 주부터 시작하게 된다”며 “국방부 소유 군유지와 교환하는 방식, 매입 등 다양한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군유지와 골프장 부지를 교환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이 소유하고 있는 국유지 가운데 성주골프장의 가치에 버금가는 토지가 있는 걸로 안다”며 “롯데상사 측이 액면가치와 함께 경제적인 활용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성주골프장 부지가격은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매입이 마무리되면 한·미 군 당국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부지공여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북한이 올 들어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하는 등 위협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한·미 군 당국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사드 배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앞서 다니엘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드) 배치 속도를 가속화할 의사가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성주골프장에 배치될 사드는 미국 본토에서 운용 중인 포대 가운데 1개 포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사드 체계를 새로 제작하고 새 장비에 대한 시험운용과 적응훈련 등을 실시하려면 시간이 걸려 내년까지 배치하기가 힘들다”며 “이미 운용돼 시험평가를 거친 포대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5개 사드 포대를 운용 중이다. 미 본토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육군기지에는 사드 포대 4개가 배치돼 있고 미 태평양상 미군기지인 괌에 1개 포대가 있다. 사드 체계는 모듈형으로 되어 있어 부지만 확보되면 한반도로 이동시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사드포대 운용은 괌기지의 사드 포대 근무요원들이 한반도에 순환 배치돼 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천시민의 반발이 거세 국방부가 계획한 대로 배치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방부는 사드 포대 기지 규모를 최소화해 주민피해를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 반발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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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